뭐 거창한 '평등의식의 소유자'라는 타이틀이 아니라. 나는 '불합리한 것들에 대한 본능적인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머리가 본격적으로 굵어지기 시작하면서 부터 깨닫게 되는거 같다. 그래서 나는 매체에서 쉽게 접하게 되는 사례모음 - 예를들어, 혼혈인으로 태어난 사람이 어린시절부터 피부색이나 여타 다른 외향적 차이로 인해 상당한 핍박을 받으며 살았다는 전형적 스토리나 (이때엔 어째서 왜 그 아이를 조롱하는걸까? 라고 의하하게 된다.) 또는 동성애나 성적 정체감에 대한 혼란으로서 후천적으로 자신의 성 정체적을 조절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전형적 스토리를 접하면서 사회의 '이러저러한 시각'에 대해서 의아해 한다던가 하는것 을 거듭하며. 이러한 반복의 매커니즘속에서 나는 나름대로의 사고방식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런데
Mocca의 CD를 구입후 처음 펼쳐보았을때 보이는 케이스 내부의 사진- 어느 극장안에 가득 모인 사람들. 아마 인도네시아 사람들일 것이라 짐작- 을 보자마자 뭐랄까. 묘사하기 어려운 모호한 감정에 휩싸이게 된다. 나는 그들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보지만, 그 CD케이스 의 사진은 내가 CD를 구입하기 이전에 접하였던 그들의 음악과는 별개의 '이미지'로 다가왔다. 내 귓가에 들리던 그 음악들은, 낭랑한 영어발음과 함께. (아 그러고 보니 음악을 듣기 이전 처음 '인도네이사 밴드'라는 말을 들었을때 나는 '인도 음악인가?'하는 즉각적 질문을 던질수 밖에 없었던 무지몽매한 경험도 선례했었다.) 그 노래는 내 머릿속에 있던 '인도네시아'라는 나라의 이미지를 지우고 그저 도회적인 이미지로서의 음악으로 다가와서 나를 '만족' 시켰다. 아 그렇다 그 도회적인 이미지 (내 머릿속에 있는 '인도네이사'와는 별개의) 그러나. CD를 오픈한 직후의 그 케이스의 사진들은 내 '만족'감과는 거리가 먼 낮선 기분에 휩싸이게 했다.
그렇다. 나는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그 오랜시간에 주입당했던 '흑백 SKIN의 논리'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한. 내가 손가락질 하고 있던 그 '몽매한' 족속들중 하나였던 것이다- 이런 사실을 재차 깨닫게 되었을때 내게 던져진 그 '당혹스러움'은 거친 입자의 공기가 목구멍을 후달릴때처럼 얼마나 나를 껄끄럽게 만들었던지.
이 견고한 인식의 벽은 생각외로 쉽게 변형되기 어려운것 같다. (그래 무려 스물네해나 거듭 반복학습이 되었으니 오죽하랴) 이렇게 이유의 원천을 '다른곳'으로 두었으나. 나는 왜 계속 이렇게 '낮이 시린지' 모르겠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