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울기위해 태어난 사람

아이 2006.07.23 13:16 read.845






:: 당신은 울기 위해 태어난 사람 ::



“미스 초콜릿”으로 대표되는 줄리아 하트의 달콤하고 상냥한 정서를 넘어 좀 더 청자를 몰입시킬 수 있는 스타일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정바비는 어느날 친지가 상을 당하여 빈소를 방문했던 길에 너무나도 인상적인 장면을 보게 됩니다. 그것은 조문에 쓰이고 난 흰 국화꽃과 화환이 앞뒤좌우로 꺾인채로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깨끗하면서도 탁하고 어쩐지 처연하면서도 기괴하기 짝이 없는 광경이었습니다. 이때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인상을 받은 정바비는 3집 앨범을 통해 듣는 사람에게 딱 이런 느낌을 주어야 겠다고 마음먹게 됩니다. 1년 여 후 앨범 커버 촬영을 위해 기억을 되살려 그때의 병원을 다시 방문했을 때 그곳의 명칭이 ‘조화폐기장’이며 전국에서 그 병원만이 따로 그런 장소를 만들어 조화를 따로 폐기하고 있다는 설명을 듣게 됩니다.  그와 자켓 디자이너 강현선은 조화 더미 위에 검은색 원피스를 올려놓고 말없이 수십장의 사진을 찍었고 그것이 앨범 커버가 되었습니다.



앨범 커버 만큼 앨범을 듣는 이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끔 만들 수 있는 타이틀로 “당신은 울기 위해 태어난 사람”은 적격이었습니다. 이 역시 정바비가 우연히 버스 라디오에서 나오던 노래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을 듣고 떠올린 문장입니다. ‘내가 정말로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왜 아기들은 세상 빛을 보자마자 울음부터 터뜨릴까? 우린 모두 울기 위해 태어난 사람들이 아닐까?’ 그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그때의 이런 느낌들을 살려서 노래를 썼고 이 곡은 3집앨범에 마지막으로 합류했지만 당당히 앨범의 타이틀이 되었습니다. 특별히 이곡에서는 언니네 이발관 시절의 동료인 이석원이 객원 보컬을 들려줍니다.



어린 시절, 견디기 힘들정도로 아픈 상처를 입으면 그 고통을 잊을 수 있을 만큼의 다른 아픔을 자신에게 주기 위해 상처 주변을 일부러 손톱으로 꼬집어 피멍이 생길 때가 있었습니다. 줄리아 하트의 3집은 그런 모질고 악에 받힌 손톱자국들, 서러운 피멍들로 가득찬 앨범이 되었습니다. “당신은 울기 위해 태어난 사람”은 런닝 타임 내내 기존의 줄리아 하트 팬이라면 끝까지 듣기 힘들 정도로 쓰디쓴 절망과 자책의 순간들, 가슴 무너지는 이별의 이미지만으로 점철되어있습니다. 어설픈 희망의 메시지가 우리의 고통을 덜어내는데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할 때, 근거 없이 내뱉는 '다 잘될 거야'란 말이 그 어떤 위안도 되지 않을 때 마지막 방법으로 들을 수 있도록 말이죠.

자료제공 : 석기시대 레코드,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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