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에 대한 생각

아이 2007.04.30 22:59 read.1403





케세라세라.



이거 보면 한시간 동안 '낚이고 있다'는 기분을 떨쳐버릴수 없지만, 그 낚시질에 기꺼이 낚이고 싶은 마조히즘적 감성이 판을 치고 있다 (그래서 끊기가 어려워(..)) 처음에는 그렇지, 그저 흐멀흐멀 셀죽한 바람둥이 남자애 하나가 있고. 왠 어리버리한 단발머리 여자애 하나가 그 옆집에 살았는데, 맨날 투닥거리다가 결국 눈맞아서 남자애 개과천선한다 뭐 이런건줄 다 아는데. (처음 예고편에서 아주 그런 가능성을 농후하게 편집을 해놓으셔서 (..)) 그거 아니다. 아니라서, 계속 낚여주고 있는거다 보면 볼수록 네명이 다 너덜거려 지잖아. 완전 보는 내내 '피가 철철 흘려'지다 못해 넘쳐지는걸 '어머어머' 하면서 보게되는거.



여하튼 각설하고



이 이야기에서 은수는 처음에 굉장히 '백지' 상태에서 감정에 몰입하게 된거였는데 (가끔씩 언급하는 '사랑은 그냥 좋은거'라고 말하던 은수의 사고방식처럼) 맨처음 태주에게 다가가고 또 먼지 털듯 털어지게 되고 (그런거 보면 태주가 좀 나쁜놈이다) 그 다음에 내내 '스스로를 잘 몰라 그저 심술부리는걸로 마음을 다스리려고 하는 태주의 들쑤심'에 또 시달리고 시달려서 너덜해지고, 그러다가 태국가서 갑자기 대뜸 '널 사랑하는거 같아' 모드로 돌변하신 태주의 태도에 다시 낚여주시고, 그리고 다시 '현실'을 찾아서 안녕 해버린 태주의 뒷모습을 그저 멍- 쳐대보는거. (다 쓰고 나니 이녀석도 굉장히 기구하게 보냈구나) 이거 굉장히 현실적인거잖아. 마음이라는게 단번에 무자르듯이 잘라낼수 없는거라서 결국 질질질 끌려다니면서 남은거 몽땅 다 너덜너덜 해져도, 계속 질질질 끌려다닐수 밖에 없는거. 그게 그 소위 말하는 '사랑'이라는 사실에 다시 한번 식겁하게 만드는거. 생각보다 은수는 무서운 애다. 그저 멍하게 눈 반짝이며 '사랑은 참 좋아요'라고 말해서 사람 마음 서늘하게 하는 '멍'한 애가 아니라. 그냥 똑바로 보고, 똑바로 겪어내면서 '이건 다 내것이니까'라고 품을수 있는거 말이다. 나는 그런점에 있어서 은수를 굉장히 좋아한다. 비록 성별과 비현실과 현실의 차이를 넘어서서 마음 가득 애정질을 품게 되는건. '사랑이라는거 생각보다 아무것도 아닌거에요'라고 쓸쓸하게 말하는 그 시선이나. 꼭지돌게 사랑한다는 그 마음에 휘청거리는 자신을 어찌 할줄 몰라서,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상무님한테 까지 눈물 철철 흘리며 '제발 나 좀 잡아주세요'라고 간청하는 그 '살아있는 감정'에 기인한것일지도 모른다.




사족1.
불쌍한게 아니라, '안쓰러운'거다 네명 다. '사랑한다'라는 감정을 깨달았지만 결국 그걸 지속시킬수 없다는 스스로에 대한 불신과, 현실인식에 돌아서버린 태주도 너무 안된거고(그저 단순히 백화점 사위 자리때문에 간건 아니다. 태주는 - 그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일수 밖에 없는 사람일수 밖에 없는 자신을 너무 잘 알고 있는거다 그게 또 너무 슬퍼 보는 사람들은) 강하게 쥐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상무님을 놓쳐버리고, 두번째 '쥐고있었다'라고 생각했던 태주까지 놓아버릴수 없는 혜린의 그 처절하고 처절한 마음이 너무 안쓰럽고 (울면서 아버지한테 '제발 그 사람좀 잡게 해주세요' 라며 빌어 대는 딸을 보며 '너 어쩌다 그렇게 까지 된거냐'라며 마음아파하시는 아버님의 말이 모든걸 말해준다. 아 내가 볼땐 여기서 제일 안된건 혜린이 인거같다) 상무님. 그러고 보니 이양반도 너무 안된거다. '은수씨가 불행해 졌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는데 완전 회장님의 '너 어쩌다 그렇게 까지 된거냐'대사를 쳐주고 싶었더라는. 아마 상무님도, 모든걸 알고있지만 도저히 손을 놓을수 없다는걸 깨닫게 된거겠지. 처음에 우리 은수가 상무님이랑 결혼한다고 나타났을때 좀 '이거 왜이래'라고 생각했는데, 일요일날 막장에 대화 내용중 '보고싶다'는 말이 어쩌면 여전히 낚여지고 있는 감정을 대신하고 있는것일지도 모른다 (아니 저 위의 '보고싶다'는 태주가 보고싶다는 뉘앙스는 아니였고. 그렇지만 좀 텀이 있어서 이래저래 중의적이였던것 같다) 은수 편애모드로 보자면, 우리 은수가 제일 안쓰러운거지! 태주가 술마시다가 '아 우리 은수, 어쩌다가 내가 그렇게 만들었을까?'라는거 그래 맞아 다 네놈탓이야(...) (하지만 너도 너무 안됐어 임마) 백지상태가 점점 긁히고 벌어지고, 아물고 또 벌어져서 결국 이렇게 된거니까. 아 은수야T_T (이러면서 또 몰입하고 있다)



사족2.
도작가 완전 지대로 낚으시고 (...) 13회 지나가는 내내 한번도 '평이한 시리즈'가 없었던것은 도작가의 엄청난 능력(..) 지대 막장낚임은 저번 태국에서 상무님의 결혼맨트로 샤방샤방 4명이 다 짝찾아서 잘 먹고 잘 살것처럼 보여지던 그 날에, 태주의 폭주가 극에 달해 은수 찾아가서 '몰아치는 애정'을 퍼부어 대다가 (정말 무지몽매한 몇몇의 백성들은 마봉춘이 미쳐서 가족시청시간에 강간장면 따위를 내보냈다며 욕지기를 해댔다. 처음부터 제대로 봤으면 그런말이 나올라나 지대로 무식한 청자들(..)) 그 충격적 장면 목격한 혜린이도 같이 폭주하고 (그래서 우리 은수를 무지막지하게 때려댔지) 그걸 보고 뒤집힌 태주도 혜린이와 같이 폭주 (은수 때리지 말라고 혜린이를 때렸는데, 여자애 때리는게 아니라 완전 남자애 때리는것처럼 손바닥으로 안면을 앞으로 가격했다. 완전 지대로)하고 은수데리고 뛰쳐나가고 그리고 은수는 계속 뿌리치고 뿌리치다가 결국 태주에게 돌아서서 깊은애정표시- 하던 그 구절 말이다. 위로 올려줬다가 아래로 내려줬다가 완전 지대로 막장이었다 (울고 있음)

그렇잖아. '난 너같은 쓰레기 ㅅㄲ를 좋아했다는 사실이 너무 끔찍해'라며 수도없이 '난 이제 관심없어 왜이래'라고 말하고 또 말했지만 말 그대로 '어쩔수 없었던'거잖아. 그 방을 벌컥 열고 들어와 '나도 내가 왜이러는지 몰라'로 일관하는 그 입술을 받아내면서 또 잠겨있던 마음이 터져나오는거지, 그래서 은수는 그 비오는날 태주에게 안길수 밖에 없는거고. 손톱만큼 사무치던 그 마음이 너무 끔찍했지만 돌아버릴수 밖에 없는 그 마음을 내놓지 않으면 살수 없다는게 그 대단한 '사랑'아니겠는가. 아, 정말 너무 슬프고 슬펐지만. 그게 또 이해가 되더라니까.



사족3
본인과 드라마의 애정질을 공유하시는 Y오라버님과의 짤막한 대화중, '케세라세라 꼭 보세요'라는 무한 애정의 표시에 Y님 말씀하시길. 거탑에 대한 마음을 다 거두지 못해서 그건 왠지 볼수가 없다는 말씀. 이건 마치 내가 달희에 대한 무한한 애정때문에 '마녀유희'를 이유없이 미워한다는 것과 비슷한거죠? 라고 말했더니 바로 그거라고 하시는 (웃음) 그런거면 이해해요 -_T 얼마전에 올드독 거시키에도 이거 나왔던데 그거 보고 Y님을 떠올렸더랬다. 귀여운 오라버님 -_T (그때도 한창 짜슬이와 장철수 이야기 하면서 한참을 둘이서 버닝; 했다던)




사족4
그나저나 유미 너무 좋아-_T 여배우완전 버닝은 예전 보영언이 버닝이후로 간만이랄까 ;ㅁ; 유미가 처음 나왔다던 폴라로이드 작동법을 보게 되었는데 거기서 유미는 정말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삼백만번 곱하기로) 예뻤다! 하다못해 테이스터스초이스 유리컵을 들고있는 하늘하늘한 손가락을 보면서도 두근두근 했을까. 예전에 K님이 사랑니꼭 보라고 할때 볼껄그랬어(..) 가족의 탄생에서도 진짜 괜찮다고 할때 한번 볼껄그랬어(..) 이 무지몽매한 과거 지사가 후회가 -_ㅠ 아아, 유미야 너무 예뻐라T_T 그나저나 너도 나중에 혜정이처럼 뭐 안면에 이상한거 하고 그럴껀 아니지? 지금 턱이 사각이네 뭐 어쩌고 하는 애들 말 신경쓰지마 걔네가 다 빙구라서 그런거야 -_ㅠ

(퍼오고 싶지만 퍼올데가 없다 폴라로이드 작동법은(..))





사족5
그나저나 사진은 드라마와 그다지 관계없는 유미의 예전 인터뷰 사진 (지금 유미는 귀여운 단발머리~_~) 그저 사진이 너무 예뻐서 (...) (사실 드라마 컷도 구하기 귀찮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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