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체념

아이 2014.08.17 23:15 read.52

 

 

 




사람들의 숲 보다는 차라리 풀숲에서 사는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정말 인간들과 맞지 않는 타입이라는걸 또 깨닫고 또 깨닫는. 말을 하고 내뱉고 들어주고 웃어주고 이해하는 척 하는 일련의 과정들이 너무 거추장스럽고 불편고 귀찮고 재미없는데도 나는 나 아닌 다른이들을 위해 열심히 웃어주고 말을 내뱉고 들어주는 척 하느라 뒤질지경이다. 이러다가 진짜 뒤져버릴지도 모른다는 기분이지만. 어쩌겠느냐. 그냥 이러다 언젠가는 죽어버리면 그만이겠지 라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한결 더 편안해진다. 그래. 노력하지 말자. 그냥 그런것들에게 나를 퍼주는것에 애쓰지 말자. 그냥 흘러가다가, 내보내다가 정 폭발해버리겠으면 그냥 목을 메달아 버리면 그 뿐 아니겠느냐.. 간단하게 생각해 버리니 다가올 앞 일에 대한 불안감도, 내 자신에 대한 혐오감도 조금 더 쪼그라 드는 기분이다.

머리가 끊임없이 지끈거리고, 입에 무얼 들이밀어도 속이 드글거리기만 하고,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바다에 늘러붙은 해초처럼. 언젠가는 터져버리겠지만 머릿속으로는 끊임없이 어떻게하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고이 죽어버릴수 있을까를 궁리하면서. 그래도 어쩄거나 나는 내일 아침 눈을 뜨고 세수를 하고 위장에 밥을 쑤셔넣은 후에 거지같은 몸뚱이를 끌고 돈을 벌러 가야한다. 도저히 감당할수 없는 피폐한사고방식으로도 타인에게 미래지향적인 태도를 조언하는것이야 말로 얼마나 치졸한 비겁함일까. 아 나는 정말 어떻게 해야 빠져나올수 있을까. 이 어두침침한 터널에서. 인간들과의 교류가 내면을 치유해줄수 있다는 의사들의 말은 도대체가 누굴 위한것인가. 가족이든 누구든, 누군가들과 말을 섞는 일 자체가 나를 이토록 피곤하게 만들고 있는데. 이렇게 외롭고 쓸쓸하게 썩어가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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