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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2015.04.14 11:40 read.39



2015년 4월 13일 오후 7시 5분 2호선 신도림행 열차속의 나는 너무너무나 우울하고 지저분한 기분에 휩싸여서 어찌할 바를 몰랐다는. 한시간 주어지는 점심시간도 오롯하게 내가 쓰지 못하고 하루종일 후라이팬에 볶아지는 옥수수마냥 들들들들들. 이런 질문에 방긋. 저런 질문엔 굽신. 이런 상황엔 바닥에 몸을 눕혀 차라리 날 밟고 지나가는게 속이 편하겠다라고 생각했더라는. 밥을 왜 안먹냐는 질문까지도 '친절하게' 상대해줘야하는 이 현실이 너무 피곤하다. 씨발 바빠서 그렇다고 새끼야 라고 소리칠수 없는 이 등신같은 주둥이가 싫음 ㅎㅎ... 진짜 이렇게 까지 열심히 하고 싶지 않은데 (누구 말마따나 대충 시늉내는게 더 현명해) 하다보면 어느새 목숨 바쳐서 끙끙질을 치고 있는걸 발견함. 이런 내가 싫다. 나는 왜 시발 이렇게 우둔하게 소처럼 타고나서 일을 내 손으로 해치우지 않으면 직성이 안풀리는걸까. 이게 뭐 내 팔자 내가 꼬는건가 싶기도 해서 어젠 더더욱 짜증났음. 내가 도대체 왜 밥도 못먹고 화장실도 맘대로 못하고 주구장창 소처럼 꾸역꾸역 밭을 갈아야 했는지 진짜 도대체 납득이 안되서 계속 나 왜. 뭘 하고 있는거지. 란 질문을 계속 할수 밖에 없었다는 인간이 넘실거리는 지옥철 안에서,  물이 뚝뚝떨어지는 우산을 세워놓은 남자 앞에 서서 거지같은 기분으로 창밖에 비춰진 내 얼굴을 바라보는 내내 목을 메달고 싶다 라는 생각을 끊임없이 반복하였다는 마치 습관처럼. 어떻게 하면 편안해 질까 라는 질문의 끝은 그냥 종결하면 그만이지 뭐. 라는 안일한 답변으로 대신하는 내가 너무너무 싫어서 견딜수가 없었음. 너무나 속상하고, 외롭고, 쓸쓸하고, 서글프고, 힘들고, 괴로워서 견딜수가 없었는데. 누구들한테 말도 못꺼내고 그냥 우는 시늉으로 대신하는 언어의 미욱함이 더 슬펐다.

토요일의 6411번 순회로 한껏 달래놓았던 마음이 월요일 하루로 발수건처럼 짓이겨 지고 마는게 현실인가 싶다. 아 정말 어쩌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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