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정말 씨발 지랄같은 하루다.
2.
1)
그냥 별로 안좋아 했는데, 어제 라이브는 꽤 괜찮아서. 요조언니의 판을 문앞에서 지를뻔하다. 잔고에 대한 자제심을 곧추세워 '시험삼아' C에게 음원을 구걸하여 들었다. 전체적으로 아직 뭐 잘 모르겠고 (첫 청음에는 두곡빼고는 그냥 다 그저그래(..) 컥) 하여튼 어제 라이브에서 요조언니는 꽤 괜찮았고 (이 노래는 오히려 원곡보다 어제 라이브 버전이 더 좋네) 특히나 그 기타 치던 오라버님이 한쪽 볼에 껌을 함몰하여 연신 추잉하며 신나게 기타를 치고 있던 한껏 '휠'스러운 표정이 너무 듬뿍하셔서 차마 눈을 못마주치겠어 (..)
하여튼, 그게 포인트가 아니라. 다섯곡 해놓고 '할 노래가 없는데'라고 하시는 요조 언니에게 '그거 하자'고 해서 즉석으로 눈 맞추고 저 기타 오라방이 선기타를 치기 시작하더니 두소절 뒤에 건반언니가 따라 붙고 그 다음엔 자연스럽게 노래가 시작되는게- 아, 멋져 나는 다른건 모르겠는데 한껏 즐거워서 생글생글 웃으면서 기타치고 건반치고 노래하는 그들의 표정을 보고 있노라니, 완전 나까지 행복해져서 모르는 노래도 흥얼 흥얼.
2)
루싸이트 토끼는 뭐 언제나 그렇듯 신선 (웃음) 자리가 영태군쪽 사이드라 영태군을 유심히 보고 있는데, 아 북치는 토끼에서 한박씩 휘적휘적 어깨를 까닥이며 기타를 치는 그녀의 손가락이 하얗게 빛났다. 가느라단 손가락, 잔뜩 집중하여 이맛살을 20%정도 구부린 그녀의 얼굴을 보고 있노라니, 실내임에도 불구하고, 녹색 바람이 부는것같이. 아, 청량해. 그런 애들 앞에 앉아서 노래를 듣는 내가 팔십먹은 노인양반같이 느껴졌다. 스무살 스러운 노래와 스무살 스럽게 예쁘고 사랑스러운 그녀들앞의 스물여섯살 노인네인 나.
3)
머리를 열일곱 여고생머리처럼 가지런하게 자르고 나온 우리 희정언니는 네곡을 연달아서 주르르륵 부르고 '안녕하세요 한희정입니다' 몇마디 하고 또 노래 주르륵 부르고 이제사 '다 끝났어요'라고 말하는 괴이한 셋업리스트를 시도하셨는데 (웃음) 하여튼, 두번째 들었던 노래는 처음 듣는 노래라 한참 경청 (근데 또 제목 까먹어주시고) 브로콜리 노래 부를때마다 '우리 그만 헤어져'소절에서 키득키득 웃는 표정이 완전 귀여워. 우리 처음 만난날을 다수의 인류들이 선호한다는 사실을 그 자리에서 또 파악. 하지만 나는 '나무'가 제일 좋은데 (사실 그 노래 해달라고 하고싶었는데 소심해서 못하시고)
하여튼, 이야기 하다가 '봄이 오면 할거에요'라는 말을 청중들이 '보옴이 오면'노래 한다는 말로 알아듣고 완전 좋아하다가 그거 아니라는 사실에 또 급실망 (그중에 나도 포함) 푸른새벽 2집 나오고 나서 무대에서 노래 너무 부르고 싶었다고 하고, 하지만 '부를수가 없다'는 말에 다들 '몰래 불러주세요'일색으로. 하여튼 다수의 사람이 불러주세요 라고 간곡(음) 하게 요청하는데 할수 없다고 딱 잘라말하고
'이제 푸른새벽은 없는거니까요'
라는 말을 아주 간단명료하게 하는데 꽤 기분이 묘해져서, 아니 저 말의 내용보다 저 말을 하는 담담하고 경계선 분명하게 말하는 말투가 다소 좀 놀라웠다고 해야하나. 내가 뭐 이 언니를 많이 아는 사람은 아니지만, 몇번 이야기 하는걸 들어보니까 굉장히 '선이 분명한' 타입인거 같아서. 역시 노래는 거짓말을 못하는 거구나! 라고 혼자 생각했다. 하여튼 언니 사랑한다구요, 나는 언니의 영원한 파슨. 근데 왜 봄에 나온다는 솔로앨범얘기는 몰라요 일색인거에요 (한탄)
3.
아아, 정말 ㅆㅂ ㅈㄹ 같이 ㅈ 같은 하루였지. 문을 나서면서 ㅆㅂ ㅈㄴ 엿 같다 라고 하고 싶었다 하나 둘 씩 사소 한게 쌓여가기 시작, 사소한것을 점점 들이밀면서 내부가 '폭팔'하고 있었다. 파티션이 나눠있는 책상은 참 다행이지. 썩어가는 면상을 안들키려고 열심히 뺨을 손바닥으로 부벼댔다. 하지만 부르면 '네'하고 달려가는 성실하고 머리없는 도구의 자세로 임하는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나같이 두텁게 머리통이 뻣뻣해져 버린 인간은 힘들어. 하루종일 인류의 표
정들과 심리상태를 체크하는것에 돌아버리기 일보 직전, 몸뚱이 힘든것보다 머리통이 더 힘들지, 하지만 노출시켜서는 안된다. 돈이 필요해. 돈이 필요하다. 아 ㅆㅂ ㅈㄴ 돈이 필요하니까 나는 버틴다. 악착같이 버티고, '너 뭐야'라는 단어 따위 듣고 싶지 않아서 악착같이 한다. 적어도 나는 이런것 따위에 패하지 않을꺼야 하루에도 수십번씩 치아를 다물리며 되뇌이지, 나는 썩지 않을거다. 나는 절대 썩어버리지 않을거다 라고 수십번씩 되뇌인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착한 사람으로 거기서 퇴장할때까지는 열심히 '착한 미스X'로 남겨져 있기 위해 훌륭한 껍데기를 뒤집어 쓰고 훌륭한 수행을 일삼는다. 아, 이 어찌 숭고하지 않을수가 있으랴
씨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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