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1일.
재수가 없어도 그리 드럽게 없는 날이있던가. 아침 출근시간대에 그 흔치 않다는 자리 탈취에 쾌재를 부르며 주저앉으며 오랜만의 버스 자리와 부비적 하던것도 잠시. 아침 출근시간대에 '정말' 흔하지 않게 승차하시는 할머님이 (완전 백발할머님) 나의 자리를 지긋이 쳐다보시며 다가오실때부터 왠지 이 하루를 예감했어야 했는데. (이것의 영향은 아니였으나 뭐 39분차를 놓쳐서 결국 직통-2호선 죽음의 라인(신도림-강남)패턴을 선택하여 2호선속 새까만 인파에 허덕거리면서 출근)
일하는 책상에 던져놓은 M35 (주: 약 3달전 큰맘먹고 질러주신 피엠피엠피삼라디오이북등의 전천후 기능보유'기'가 되시겠음. 이하 사모님이란 애칭으로 지칭) 의 누워있는 작태가 꽤나 괴상하여, 나는 무심코 사모님의 실리콘 옷감을 벗기었건만. 평평한 등짝이 퉁퉁하게 부풀어 올라있는 기이한 사태와 마주하게 된다. 너무 부푼 나머지 케이스가 틈이 나왔다 (!) 놀라서 인터넷에 열심히 서치를 해보니, 이건 뭐 나만 그런게 아니라 사모님을 입양하신 대다수 인류들이 겪는 현상. 일명 사모님의 임신이라고 하더라- 골백번의 구십구 이상은 이 증세로 A/S를 보낸다고 하더라. 다소 어처구니 상실, (근데 M35 사용자 커뮤니티에서는 뭐 A/S 잘해주니 괜찮다는 반응들이 대다수라서 더 놀람. 그렇게 고장이 많은게 비정상인거 아냐? -_- 성격들도 좋구만) 착불로 고쳐줄테니 친절하게 우체국 택배 방문 착불로 하라는 그 사람들의 배려아닌 배려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출장 택배 아저씨를 상대할만한 여건이 전혀 못되는 본인은 직접 우체국에 사모님을 보내드리려했다. 팔자에없는 전자제품 포장을 하면서 슬슬 짜증이 치밀기 시작 (뭐 안그래도 이래저래 심리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았음)
문제는 또 여기서 부터 점입가경이 되는데 (...)
(얼쑤 - )
사모님을 병원에 모셔가기 위해(직역:망가진 기계 택배 부칠려고) 짐 챙겨서 나오는데 아까 나절에 바빠서 화장실도 못간것에 신체가 끙끙한 반응을 보이는것 같은 괴이한 기분에 사로잡혀 나도 모르게 화장실로 발걸음을 돌리고 말았던 것이다. 근데 손에 잡힌 짐이 많아서 화장실 한켠에 놓는다는것이 갑자기 뚱뚱한 지갑이 기우뚱하면서 (사실 뭐 이런건지 어쩐건지 여하튼 손에 짐이 많아서 휘청청) 제기랄 '그것'이 변기속으로 탕-! 하고 다이빙을 하는게 아닌가.
그것, 나의 핸드폰이여 .............................T___T
(씨발, 정말 저때는 진짜 울고싶었다.)
워낙 무거우신 몸체라 들어가자 마자 쑥-하니 중심부(..)에 가라앉아져서 나도모르게 손을 쑥- 집어넣어 꺼내는데. 아, 제기랄 그 ㅈㄹ 같은 기분이란 (쉐-ㅌ!) 그 찰나의 시간에 물을 잔뜩 집어먹어주신 드폰씨는 온몸에서 물이 줄줄. 짧은 반토막 기억력에 '물에 빠진 손전화에 대한 올바른 대처법'을 상기하며 냉큼 배터리를 빼버리고 온 몸뚱이에 처발러진 물을 다 닦고, 내 손도 비누로 벅벅 닦고. 하여튼, 오늘중으로 사모님은 A/S 보내야 하고, 핸드폰은 물에 처박혀서 ㅈㅈㅈ 되고. 엿같은 기분은 아주 된엿에 ㄱㅈㄹ ㅇㅂ 이고! 하여튼 택배 부치러 가야해. 이 일념하에 익사한 드폰의 사체를 책상에 너벌려 놓고, 입으로는 계속 ㅆㅂㅆㅂ 중얼 거리며 왕복 30분의 우체국 거리를 ㅆㅂㅆㅂ 하며 걸어갔다 와서. 손이 완전 찝찝해서 죽을 지경이라, 팔뚝까지 비누로 세네번은 벅벅벅 씻어댔다. 누구 말마따라 아무것도 안한상태라서 다행이지 (뭐가 다행이냐) 킁킁 후각으로 살피니, 향취는 정상이다(..) 근데 떨어지면서 그런건지 하복부에 금이 쩍- 가서 (으아아악!) 물을 더 드신거 같다. 아주 힘차게 스윙하여 물을 털어내니, 아주 상당한 수량을 내뿜어 주신다 (..) 하필이면 어제가 K님과 다소 언쟁이 있던후라. 연락이 아니되면 더 이상해지는 시츄. (마치 내가 통화하기 싫어 부러 전화기를 꺼버렸다는 아주 심오한 드라마틱한 오해를 양산할수 있음. 전형적으로다가) 때맞춰 네이트에서 '너 왜 전화 안되냐'라고 물어봐 주셔서 천만 다행. 나는 또 찡찡 거리며 주절주절 오늘 하루 ㅈㄹ ㄱㅂ 같은것들을 우드드드 쏟아부으며 징징 거리고(이러면서 또 어제의 상황을 우야무야 대충 넘어가는 4년차)
집에 와서 침대에 나무늘보처럼 누워 퇴근하신 부모님께 저녁인사하며 나의 핸드폰 익사사실을 알리니 핸드폰 사고 싶어서 일부러 수썼다는 아빠님 말씀 나도 모르게 버럭하고 말았다(상당히 짜증이 나 있는 터라) (근데 내가 무슨 나이 원투쓰리 먹은 초딩도 아니고 물건사고 싶다고 부러 손괴를 꾀할까 내 돈주고 사고 말지 -_-) 하루종일 버럭하고, 빌빌거리고, 짜증부리고, 제기랄 씨발씨발! 을 중얼거리던 정말 재수없는 하루.
덧
1. 임신한 사모님 및 익사한 드폰씨 사체에 대한 스샷은 귀찮아서 생략
(요새는 모든것이 다 귀찮;)
2. 오늘 저녁에 우연히 TV에서 불만제로에서 '임신 베터리'에 대해 탐구하는 꼭지를 보았다. 완전 놀랐다. 거기서 주로 다루는 기계가 사모님인줄 알고 식겁했다가, 아니라는 말에 (그건 아이스테이션 T뭐시기 라고 하던데 그거 살려다가 비싸서 안샀던것) 나름 안심했다가. 뭐 굳이 꼭 그 기계 말고라도 부푼 베터리는 폭발의 위험이 농후! 배부른지 모르고 룰루랄라 손에 꼭 쥐고다니던 지난 3달의 시간이 상기되며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진다. A/S하고 오면 되팔아버리던지 (..) 하여튼 무서워서 어디 들고다닐수 있겠냐.
대다수 A/S하는 사람들이나 관계자들은 '과충전'과 'TTA 공인되지 않은 충전기'가 문제라고 하던데, 'TTA 공인된 충전기'로 충전했는데도 배가 불렀다는 다수의 사람들은 또 뭐며, 솔직히 충전이라는 것을 시간재서 꼭꼭 할수있는 여력과 결벽증적 체크방식을 갖고있는 유저들이 몇이나 되겠냐 (대다수 잠잘때 충전해놓고 아침에 가져가는거지 뭐) 솔직히 9만원대라는 착한 가격에, 이런 다수의 기능에(녹화가능 DMB,PMP, 음장 12가지 포함된 MP삼, 옵션달린 TEXT, 녹음기능 Radio, 사진갤러리 등)과, 거의 달마다 꼬박꼬박 펌웨어 출시하며 고객 피드백을 꼬박꼬박 체크하는 중소기업이 어디 흔하겠느냐만은. 아무리 A/S 잘해준다고 해도, 고장이 잘 나는 물건은 좋은게 아니지.
이번에 고쳐서 그냥 팔던지 해야할듯. 어차피 실리콘 케이스 넣어서 잔기스도 없으니 (그러고 보니 A/S 보낼때 실리콘 케이스 넣어 보낼껄 그랬나 -_- 걱정되네)
3. 이러면서 이틀전에 Y오라버님에게 '이거 좋죠'라며 자랑질을 한 나의 면상이 심히 팔린다. (..)
4. 입수하시기 전에도 걸렁걸렁 하시던 드폰씨 이참에 갈아치워 버릴까 생각하고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