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107

아이 2009.01.07 14:42 read.24





2 0 0 9 년






새해가 되었으니 새로워 질것이다!라는 생각이 이제 올해부터는 들지 않는다. 2008년 12월 31일이나 2009년 1월 1일이나 똑같은 24시간이 할당되어있는 똑같은 하루에 불과하다. 끝이 없다. 끝과 시작점이 없다는걸 이제사 파악하기 시작한다. 내가 얼마나 몽매한 인류였다는걸 '또' 새삼 인식하게 되는가. 달빛요정(줄임)형님들의 노래 가사 말마따나 '세상의 중심은 너 아냐'라는게 진리이고 정답일세. 식겁한 하루가 지나가고 그 속도감에 더욱 모골이 송연해진다. 서른이 지나간 학교 선배들에게 '서른은 좀 더 특별하지 않나요?'라는 멍청한 질문질을 하던 내게 그들이 말해준 '별거 아냐'라는 이야기도 아마 위의 '똑같은 인생'의 범주에 속하는것일테다. 유아기적부터 인간에게 주입되는 'Something special'은, 성장하는 내내 인간의 목덜미에 딜레마로 붙어있다. 그것들은 '새로운것'의 정신적인 집착을 양산시켜 인간을 계속 '뭉근한 피로감'에 휩싸이게 한다. 특별한것에 도달하지 못하는 인간은 패배자라는 이분법적 논리같은것. 그래서 엄친딸이나 엄친아나, 부친남이 존재하는것일테지(특별한것에 도달해 있는 그들에 대한 잠재적 동경이 질투로 평면화되어진상징). 인간의 이 '특별함'에 대한 집착은 본능이 아니라 어릴때부터의 교육 시스템이 머릿속에 그 '집착'을 심어놨기때문이다. 이 후천적인 학습이 피곤한 인생의 근본원인이다. 그게 문제냐고? 문제일까? 이렇게 투덜거리는 내가 더 문제인걸까? (웃음)



인생 별거 없더라.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이 '특별함'에 대한 본능적인 경외심을 철외시키기로 했다. 그냥 좋아하는것만 찾아서 하고 만지고 먹고 뒹구는거 등 만 해도 모자른 우리네 짤막한 인생 아니던가. 다만 이 충족의 행위에는 반드시 치뤄야 할것이 있으며 (세상에 공짜 없다), 내 손발머리입을 거쳐간 모든 행위의 책임소재는 오롯하게 '나'에게 돌아온다는 세상의 철단면같은 논리가 어른의 시스템이라는것은 당연히 파악해야 하겠지. 그래서 더 오들오들 머리카락이 소름에 솟아오른다. 써놓고 나니 상당히 별일 있는 각개전투같은데, 그래도 내 논리는 '인생 별거 없으니 그냥 살자'다. 허무주의에 투신하지 않은 이 평범한 논조로 지껄이는 인생에 대한 개같은 철학이다. (20일 이후에 스물일곱에 돌입하는 미혼의 직장여성으로 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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