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006

아이 2016.10.06 15:36 read.28




1.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하여 어거지로 처묵당한 음식에 체한 어제 이후로 도저히 현 상황을 받아들일수 없어서 중반 탈주를 감행함 (왜 먹기 싫다는걸 먹으라고 하는거죠..? 왜 바쁘다고 하는데 30초 단위로 빨리 와 라고 불러재끼는거죠? 썩창인 내 얼굴을 보면서 내가 좋아한다고 혼자 정의내리고 정신승리 하는 거..죠?...ㅋ)
한시간을 비우고 오니 역시 나는 써야하는 인류라는 것을 다시한번 더 체감하게 됨나에게 주는 공백의 시간이 얼마나 귀한것인가도 깨닫게 됨. 머리를 정리하기 위해서는 틀어박혀 있는것보다 걸어야 한다. 걸으면서 뱉어낼건 뱉어내야 하는게 맞음
뱉어내니 써재낄게 생겨서 기운이 난다. 역시 글을 써야한다. 쓰지 못하니까 병이 생기가 곪기 시작한다. 이번주말에는 책도 더 읽고 좀 더 생산적인 활동에 몰두해야겠다. 돈 벌기에만 정신을 저당잡히다보니 사람이 진짜 썩어가는게 느껴짐

2.




그래 그렇게.

되게 오래간만에 들었는데, 갑자기 뭔가 울컥 밀려오는 기분이 들어서 당시에 폭풍처럼 밀어치는 뜨끈한 일상같은게 기시감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재밌고 즐거웠던 기억도 나고. 간밤 꿈에 M이 나와서 그런지 그때 생각도 또 나서 그런건가. 가사를 보면 뭐든지 다 할수 있다는 식으로 논지를 전개하는데 열여덟의 나는 불행해도 미래는 꼭 바꿔질거 같다는 기분은 충만했었던거 같다. 십몇년이 지나서 책상에 틀어박혀서 자판으로 일 써재끼는 상사걸ㅋ이 될줄 진짜 생각 1gram도 해본적이 없었는데 그땐 만드는일이 너무 좋아서 머리통 크면 그런거 할줄 알았는데 ㅋ 아 지나고 보면 인생 별거 없구나. 습습혀이.

여튼 뭐 그땐 돈은 없었는데 재밌는건 많았고 (그땐 진ㅉ ㅏ너무 없어서 매번 없는 생각에 마음이 쪼그라 들었다) 지금은 돈은 있는데 재미는 존ㄴ ㅏ없음. 인간은 두가지를 한꺼번에 가질수 없다는것이 삶의 진리라네 (물론 지금 돈이 많은건 아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서울에서 내집 한칸 사려면 돈을 또 얼마나 모아야 하는것이여.. 얼마전에 서초역뒤곁 지나가다 넘나 맘에 드는 빌라를 보고 얼만지 ㅊ자아봤는데 뒷목 잡을뻔함.. xx 억이여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허허 월급쟁이는 꿈도 못꿀 액수)

남들이 겉으로 볼때는 뭐 아쉬운거 없다고 (멀쩡한 직업, 멀쩡한 사지, 멀쩡한 집, 반듯하신 부모님들, 번드르한 남편ㅋ) 하지만 속을 까보면 맨날 일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불면증에 시달리는 정신병자가 이씀...ㅋ 요새 남편이 일이 너무 힘들어서 손이 떨릴 지경이라는데 남일 같지 않으니 뭘 해주고 싶은데 방법을 몰라서 (사실 내 코가 석자다 보니까 뭘 해줄 여력이 없다 ㅠㅠ) 워킹맘 그런거 아무나 못하는건가바 몇년만에 진짜 번식욕구가 엄청나게 생기는데 또 이런 현실을 생각하면 단념해야 하는 생각도 든다. 맨날 하루에 몇번씩 바뀜.


3.
간밤에 M이 나온꿈이 너무 생생해서 (뭐 이것저것 내용은 뒤죽박죽이지만 나온 부분은 너무 또렷해서 그 부분만 기억에 남는다) 어느 방에 있었는데 정말 아프기 전에 평소와 똑같은 포둥한 얼굴에 파란 원피스를 입고 M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뭔가를 냠냠 하는 모습이 복스럽고 생생해서 나는 녀석을 끌어안고 (체온이 느껴질만큼) 울먹울먹 웃어댔다. 진짜 안가면 안되겠냐고 다시 온거냐고 막 말같지도 않은 애기를 애처럼 두서없이 쏟아내니까 M이 피식 웃으면서 넌 애처럼 그게 뭐냐고 나를 가르쳤다. 이건 현실이 아닌데 온다는 얘기가 무슨 소용이 있냐는 투였다. 머릿속으로는 그래 맞아 이거 꿈이지. 라고 생각했는데 느낌은 정말 너무 생생해서 그냥 막 끌어안고 징징거렸다. 그 이후는 또 생각이 안나네 꿈인데 슬퍼서 눈이 계속 시큰거렸다. 보구 싶었다구 진짜 보구싶었다고 그러다가 깬듯.  
벌써 4년이나 지나가 버렸네. 11월 초가 녀석 생일이라서 그런건지. 세상에 없다는 느낌은 이런건가. 마음이 헛하기도 하고 잇새 사이에 바람이 스치는거 마냥 서늘한거같은. 지난주에 할머니 꿈을 꿨을때도 너무 생생했는데 (집에 다시 오셔서 내가 다신 아프시지 않게 밥 잘 챙겨드시라고 말씀드리니까 너무 환하게 웃으시면서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이셨다.) 웃다가 깨보니 그것도 꿈이였다. 아쉽고 허한 기분이다. 현실일때 그렇게 즐겁고 좋은 기억이 많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우리 할머니를 생각하면 웃는 얼굴 보다는 슬픈 얼굴이 더 많았다. 아마 나의 미래도 그러하리라. 어제 저녁의 부모님의 웃는 얼굴으 보면서 좋은 일들을 많이 만들고 찍어놓아야 하겠다 라고 생각했다. 사진속의 얼굴들에는 변함이 없다 난 기억력이 좋은 편이 아니니까 바지런히 기록해야 아쉽게 잃어버리지 않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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