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1120

아이 2014.11.20 16:43 read.47


1.
불행과 절망이 발톱끄트머리부터 정수리까지 범람하여 치밀어 오를때. 목을 메달아 머나먼 높이의 안장에 끄트머리를 걸어놓고 싶다는 충동에 수도없이 사로잡혀도. 그래도 오늘 또한 버티고 지나가고야 마는. 어제도 희끄무레하고 오늘도 짧고 내일도 암담할 뿐이라 할지라도. 누군가 나의 영정 앞에서 '네 덕분에 행복했다'라는 소회를 선물로 줄수있을만큼은 노력해 보자고. 다짐해본다. 나의 불행은 누군가 어찌할수 없는 헐거운 고리에 얽힌 머리카락 같은. 나 또한 어찌 할수 없는 끈적한 단면이 남아있는 테이프의 잔여물처럼 진득하게 들러붙어있으메 숨을 틀어막고 물에 뛰어드는 상상은 잠시동안 나를 자유롭게 하느니. 언젠가는 내 손으로 모든것을 정돈할수 있는 단단함과 용기를 가질수 있도록. 이후엔 부디 모든 이들이 '덜' 슬퍼하기를 바라며. 나는 오늘도 기도하고 또 기도해본다.  

2.
왼쪽 눈 경련이 갈수록 더 심해진다. 예전부터 일시적으로 가끔씩 떨리긴 했는데 지난주 초반을 기점으로 하루에도 한시간에 두어번씩은 후들거린다. 가만히 모니터를 응시하고 있노라면 떨림때문에 왼쪽 시야의 화면들이 흔들린다. 별 다른 일은 없는데 몸이 이상하게 반응하는건 어째서 일까. 점심시간의 고용주의 쓸데없는 농담 (을 가장한 갈굼) 의 대사들을 듣고 있는 내내 왼쪽이 더 심하게 후들거릴때 깨달았다. 아 이것이 정말 흔하디 흔한 스트레스성 질환인거구나. 라는것을. 도대체 이들은 나에게 뭘 원하는것인가. 먹히지도 않는 밥을 입에 쑤셔 넣으면서 곰곰히 생각해본다. 등신같은 나의 일상에 사그라지는 자존감은 이미 안중에도 없는. 아 엿같은 인생의 하루가 이렇게 또 저물어 가는구나. 그래도 난 돈을 벌어야 하는 시발 ㅈ 같은 상황에 숨이 턱턱막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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