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27년 364일

아이 2010.01.27 00:53 read.351





1.
어쨌거나 저쨌거나 이젠 자잘한 가지를 둘러메고 살기엔 나이가 든거 같다 (웃음) 테가 추가되기 세보전에야 겨우 터닝포인트 삼아 마음먹었던 정돈을 완료했다. 비록신년이 될때마다 만들던 다이어리는 반바느질만한채 이제나 저제나 풀칠을 기다리고 있긴 하지만, 아마 이번달 안에는 녀석도 옷을 입을수 있겠지. 몽매한 주인은 자신없는 전망을 해본다.




2.
직업에 귀천이 없지만, 궤도에 없는 일에 매달려 사는건 얼마나 비참한 일인가 라는 자각엔 계급이 존재한다. 가끔씩 순환하는 몇 가지 직업적인 인물들을 마주할때마다, 내가 만약 저런 삶을 살수 있을까 라는 교활한 의문을 메달고 있다. 그런 비교군집의 등장이라면 나의 현재는 내게 '다소의 만족감'을 줄수 있어야 하는데, 어째서 시간이 갈수록 내 삶은 불온하고, 불안하게 증발하는것인가.


굶어죽지 않을 만큼의 적당한 돈과 (혹자들이 이야기하는 '사회적 상대 시스템'에 의거하여 전혀 나쁘지 않다 파악하는) 시간을 갖고 있으니 그것 또한 네 스스로를 채워줄수 있지 않느냐 라 힐난한다면, 되갚아줄 말이 없다. 나를 잠시라도 행복하게 해줄수 있는건, 마른 장작에서 긁어나온 금전들과 그 금전들과 함께하는 긍정적 인류들과의 세상 공유, 끊어질듯 내몰려친 서적에서 발견되는 사소한 지혜 따위다.



3.
하필이면 늦 '보드'바람이 불어서 안달나는 중. 기둥뿌리 뽑힌다는 대표적인 그 유희에 자각없이 발을 내밀은 나의 무모함을 탓할수밖에. 분수에 맞게 살아야 한다 가르쳤던 강만복 할아버지의 교훈에서 벗어나 나는 주말마다 보드장에 출근도장을 찍어가며 눈밭을 뒹굴고 있다 (근데 저번주엔 출근도장을 못 찍어서 다리가 근질거린다는) 눈 뒤집힌 기세로 지른 나의 보드복 위로 3개월 할부의 눈물이 흩뿌려지고 (...) 구멍뚫린 지갑에 허기 지고, 부르튼 팔 다리엔 근육들이 꿈찔거려도. 눈만 감으면 뽀시시한 눈: 가루가 날리는 설원이 떠오르니 죽을맛이다.


구르기 전에 비탈 중간즈음. 왼 다리에 힘 싣고 낙엽질을 설렁 치고 있는데. 그제서야 다리 안보고 꼿꼿하게 서서 비탈의 너른 아래를 눈 안에 담을수 있게 되었다. 온 몸이 오그라드는 바람이 가득 차오르고. 철지난 유행가를 흥얼거리며 유유히 능선을 내려오는 그 기분이 너무 좋아서. 도저히 그만 둘 수가 없다.



...........차 사고 싶다 (...)




4.
일하다 죽은 귀신은 정수리부터 잉크로 썩어들어갈걸. 진종일 시달리고 시달려고 남의 위장에 좋은 일만 하니 죽을맛이다. 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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