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강

아이 2010.03.18 00:18 read.385



프랑소와즈 사강을 알게 된건 조제 이후였고, 진중하게 읽게 된건 얼마 되지 않는다. 신기한 구름을 만 세번째 읽는데. 비록 조악한 번역문일 지라도 사이사이에 들풀처럼 솟아있는 눅눅한 정서는 마주할수 있어 다행이다.


불투명한 미래와 목전에 앞둔 감정을 파악하기란 어렵다. 그래서 그 관계는 끝내 질척거리기 마련이고. 많은 사람들이 우둔하게 이런 관계를 영위한다. 다수의 이야기의 '결론'으로 추양되는 'ever after'가 진정 모든것을 해방시킬수 있는것인가. 모든 인간은 다른 종족인데, 그 '인간'이 갖고 있는 감정이 이렇게 천편일률적으로 고정될수 있다는건가. 이에 대한 의문을 사강은 불친절하고 제멋대로라 '일컬어지는' 인물을 통해 전달한다.


다른 출구를 통한 그녀의 '발언'은 형태는 다르지만 한결같다.

만신창이가 되고, 증오와 미움이 덕지덕지 붙어와도. 삶은 이어진다. 니가 죽어도 나는 산다. 내가 죽어도 너도 산다. 그렇게 삶은 이어지고 이어진다.


좀 더 시간의 숙성을 지나 삶의 이면을 바라보는 자의 눈을 갖게 된다면, 달콤하게 속삭이는 ever after를 단호하게 잘라낼수 있게 되길 바란다. 현명한 사람이 되고 싶다. 타인에게 나를 이야기 하는데 주저하지 않지만, 나의 세계를 강요하지 않는 사람으로서의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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