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의 남자

아이 2011.09.19 14:41 read.233









아날로그적 순정에 굶주린 인간들을 불러모으는데 성공한 공남의 2막이 이제 막 움트기 시작한다. (어설픈) 복수의 칼날을 휘두르다 끝내 스승과 친우를 멀리 떠나보내야 하는 김승유의 끝이 보이지 않을 고통과, (아무도 강요하지 않으나) 그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는 아비를 죽여야 한다는 선택 사이에서 질척거리고 있는 이세령은 완성을 꿈꾸는 인간들의 판타지를 충족시킬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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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유의 피비린내 나는 복수는 얕고, 경계에 머물러 있을 뿐이다. 이것이 역사적 사실을 앞세워 놓은 가상공간의 한계인것인가. 오히려 초반의 세령보다 수동적인 인물로 변하는거 같아서 아쉬울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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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구간을 기웃거릴때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주위를 살피던 세령의 표정을 잊을수가 없다. 그 얼굴은 연두빛 잎사귀처럼 푸른 내음이 묻어나오나, 개구진 아이같이 청량하다.

너무나 얄미울 정도로 현실에 동떨어져있던 구름같던 사고가 휘감은 고통의 끝에서 '누군가'를 메달고 달려옴에 그녀는 정확한 눈으로 아비를 향해 마주하기 시작한다. 지키고자 하는게 있다면 무엇을 처음으로 선택하겠는가? 무거운 우문을 던져내지 못한 그를 향해 주저 없이 손을 뻗는다. 한번 내민 손은 가볍게 뿌리쳤으나, 두번째 내민 손은 더 고통스럽게 떨어져나간다. 하지만 그녀는 망설임없이 더 멀리 팔을 내뻗어 (괴로움에 도망가는) 그를 붙잡는다. 목에 닿은 칼날을 타고 흐르던 핏방울을 삼키던 때보다, 볼을 쓰다듬는 그의 눈을 보는것이 더 괴로웠음에도 불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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