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efforts

아이 2014.11.24 16:05 read.55


1.
마이너스 주간이 계속되면서 사고회로의 응축이 더딘 탓에 누군가들과의 논쟁에서 재빠른 반사신경을 누릴수가 없다. 그런 논쟁이 마무리 될 즈음에는 상대방에 대한 반감 보다는 눈에 뻔히 보이는 논리적인 헛점을 들춰내지 못하고 그저 질질 끌려다닌 나의 우둔하고 멍청한 태도에 너무나 화가 치밀어 자신에 대한혐오감이 걷잡을수 없이 치밀어 오르는것이다. 지난주 거래처 갑과의 협의(를 가장한 다구리..)를 마무리 했을때 상대방이 내게 내밀었던 그 일련의 태도는 나로 하여금 '그지같은 내 자신'에 대한 회고를 되찾는 도화선이 되었다. 더 지르고 싶었던것들이 남아있었으나, 당시에는 찌를수 없었던것들이 수화기를 내려놓은 직후에 물밀듯이 밀려오는것을 깨달을때의 허탈함과. 나의 멍청한 반사신경에 대한 후회 (칼로 허벅지를 찔러 내고 싶을만큼의 치미는 혐오와 함께) 그러나 상냥함을 가장한 무언의 갑-을 관계에서는 무조건 폐자의 길로 들어서야 한다는 매커니즘에 의거하여. 복잡 다망한것은 내쪽으로 부터 비롯한 무지함으로 치부되는 상황으로 마무리되고 말았으니. 폐자라고 치부되기엔 너무나 치졸한 나의 좁은 면적화 그릇된 후회들은 지금까지도 나의 목덜미에 기생하는 암종처럼 두툼하게 부풀어져 메달려있다.  어쨌거나 멍청하고 둔한 내 대가리의 탓이지 상대방의 탓은 아닐것이다.


나는 왜 이렇게 멍청한것인가. 치밀하고 영민하게 미끌어져 들어가서 이득을 취하는 인간들이 이렇게 수두룩 빽빽한데도 언제나 나는 줏어먹는 콩고물도 없이 수례바퀴를 돌려대고 있다니. 언제나 사람 좋은 '척' 웃으면서 속을 털털 털어내지만 막상 나에게 돌아오는건 없다는걸 깨닫고 분노하고 화가나고 다시는 당하지 않을것이다 이를 뻑뻑 갈아대도 항상 제자리다. 귀찮고 거추장스러운 일들을 죄다 감당하는게 벅차고 괴로운 것들에 탈피하려는 노력 - 나쁜 머리를 단련하는 일련의 행위들 - 을 하는것보다는 이젠 이것 저것도 다 신경을 끊어버리는것을 택하게 되는 것이다. 귀찮다. 귀찮아. 아 시발 하나부터 열까지 다 귀찮아 죽을 지경이다. 어째서 조물주께서는거추장스럽고 텁텁한 세상에 나를 던져놓고 거지같은 인생을 어거지로 버텨내게 하는것인가? 허무한 외로움과 쓸쓸함이 산화된 기름처럼 가슴한켠에 치밀어 오른다. 쓸쓸함과 허무함에 눈물을 쏟아내도 나를 구제해줄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 소름끼치도록 무섭다. 멍청하고 아둔한 '나'를 제외하고는


2.
치료를 꿈꾸었던 시즌이 조금 더 널널했던 기간이 아니였나 싶다. 지금은 그저. 말 그대로 I will not do anything to settle the pending issues.


3.
내면의 알갱이가 새어나가면 새어나갈수록 위장의 공복이 치밀어올라 견딜수가 없다. 그나마 나를 '편하게'만들어 주는것들은 입에 음식물을 쑤셔 넣으면서 현실을 탈피할수 있는 비현실의 영상물에 몰두하는것일뿐. 그때엔 현실에 대한 고민도 노력에 대한 죄책감도 쓸쓸함도 허무함도 잊어버릴수가 있다. (끝나면 더 큰 허탈감이 밀려오긴 하지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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