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0210

아이 2015.02.11 17:06 read.47

1.
아버지께서 근 2년을 미뤄두셨던 탈장수술을 하기로 결정하셨다고(그와 더불어 추가 검진도 함께) 말씀하신 이후 몇주동안은 실제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표면으로 닿아지는게 없어서 그저 꿈벅꿈벅 눈만 뜬 상태였었는데, 막상 닥치니 이것 또한 어찌될지 모르는 상황에 신경이 곤두서게 되었다. 다행이도 동생이 그날 연가를 낼수 있어서 하루종일 부모님을 캐어했다. 나는 회사에 앉아서 지금은 이랬고, 앞으론 이렇게 될거고, 어떻게 끝났다.라는 간단한 보고사항을 묻고 또 묻고 하는거 밖에는 별다른걸 하지 못했음. 개복했는데 생각보다는 상황이 좋다고 하여 다행스러웠지만, 추가 검사에 대한 소견은 1주일 뒤에나 나온다고 하니 또 그것에 대한 긴장감은 여전한 상황. 퇴근 후에 부리나케 병원으로 가니 못본 몇일사이 얼굴이 반쪽이 된 우리 여사님과 동생이 간이 침대에 앉아있었는데, 내 얼굴을 본 여사님이 갑자기 눈물을 터트리셔서. 더 울뻔했던 나와 동생은 더 당황하게 되어버림.

멀리 외딴섬에 떨어져 사는것도 아니지만 (자차로 15분이면 넘어갈수 있는 근거리) 항상 같이 있다가 따로 나와 있는것에 대해 부모님이 느끼는 부재감은 내가 짐작하는것 보다 더 큰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내가 나와있는 동안 한뼘 이상은 자란듯한 나의 동생이 이것저것 살뜰하게 챙기는게 기특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마음은 정말 이것저것 다 챙겨드리고 싶지만, 다른곳으로 분리가 된 이상 나의 인생을 캐어하는데 더 몰두해서 더이상은 불가한것이 현실이 되고 마니. 처음엔 아쉽고 죄송했지만 어쩔수 없다는 생각이. 이것도 익숙해진다. 뭐 어쨌거나 솔직하게 말하면 아부지 엄마를 너무너무 사랑하지만 따로 떨어진 고요한 삶을 누리는것에 익숙해져서 더이상 피곤하고 싶지 않다는 느낌도 있고. 그래도 눈물을 떨구는 여사님의 마음이 느껴져서 이래저래 시큰했다. 항상 굳건할것만 같았던 외벽이 점점 더 얇아지고 가늘어지는게 느껴진다. 세월의 힘이 이런것인가. 잠이 든 아부지의 뺨을 계속 만지고 손을 또 만지며 글썽이는데 별것도 아닌걸로 유난떤다고 '버럭' 혼이 나 버렸다. 앞으로 아버지가 '버럭'의 기운을 잃지 않고 (물론 혈압이 상승되는 최고도의 버럭같은건 안하셨으면 하는) 계속 잔소리를 해주셨으면 하는 ㅋㅋ 기운없이 누워계신건 너무 어울리지 않다. 우리 동생이 손가락으로 꼬물꼬물 장난을 치면 응수하신다고 같이 꼬집어 주시는 그 다정한 장난끼도 계속 쭉. 앞으로 건강하고 쌩쌩하게만. 오래오래.



2.
이런 나 때문에 좀 더 피곤하실지 모를 남편님에게도 죄송함 + 감사의 등긁어드리기를 봉납해 드ㄹ..
// 그래도 아버님 어머님 하면서 간드럽게 구는 액션이 ㅋㅋ 구태의연 하지만 나는 좋더라는.


3.
힐러가 끝났다. 마지막회는 역시 마지막회스럽게 아쉬운? 초 생방과 시간제약으로 인해 여러가지를 한큐에 끌어 막느라 급급한 것들이 눈에 보여서 너무 안타까워 발을 동동거렸다 (보통 애정이 없을땐 이런 상황에서는 '열라 짜침'이라고 표현하겠지만..) 중간에 정후가 총 맞을땐 '햇살 해피'를 부르짖던 송작느님이 통수하신건가 잠깐 휘청거렸지만 (...) 좋아하는 여자와 (아기 둘 개 하나 고양이 둘 금붕어 셋 까지는 셋업이 아직은 안됨) 평범하게 살아가는 마무리를 보여주셨으니 뭐 이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아쉬운 것들에 대한 미안함이라는것인지, 우리 친절하고 친절하신 송작느님께서는 20회 초고까지 올려주시면서 아쉬운 오덕을 달래주셨음 ㅠㅠㅠㅠㅠㅠㅠ 아 거기엔 썬데이식구들과 엄마와 같이 즐거운 미래를 지나는 영신이가 있었음. 그 안에는 영신이의 꿈을 이뤄주기 위한 정후의 배려도 있었고. 커다란 암덩이 였던 '어르신'이라는 암적 존재가 어떻게 다시 사그라지고 다시 나타나는지에 대한 것도 친절하게 나와있어서 (개인적으로 이 씬은 꼭 나왔어야지 했다고 생각함.. 본방에서 그 설명이 누락되어서 이래저래 캐릭터가 허공으로 떠있는 느낌이였다) 아쉽고 텁텁한 느낌을 달랠수가 있었다. 이 친절함도 모자르신지, 종방 이후엔 50문 50답을 제안하여 궁금한것들을 하나 둘씩 풀어주신다고 하시는 ㅠㅠㅠㅠㅠㅠㅠㅠ아 갓지나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이러다가 송작느님 오덕이 될 것만 같.



4.
세대와 세대의 소통. 서로에 대한 시각의 간극을 다루는 이야기는 많았지만 한쪽으로 치우쳐져서 그 차이를 가르치는 자의 입으로 논하지 않으며. (속된 말로 꼰대처럼), 남들과의 소통을 단절하고 '어른'들의 고리타분한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은 아이들의 눈을 통하지 않으며 중간자로서 이곳 저곳을 건드려 주며 '너의 현실'을 이야기 하는것이야 말로 이 판타지의 매력이라고 할수 있을듯.

그 작중인물로 투영된 현실 - 어르신 으로 형상화된 절대 악이 행하는 일 따위들- 이 사회의 머리까진 어른들이 행하고 보는것에서 별반 차이가 없어서 식겁하기도 하고 ( 손바닥 뒤집는것보다 더 쉽게 공약을 바꿔치고 말을 바꾸며 자리 보전하는 저기 공주님이라던가) 또 초창기 정후.나 명희 처럼 '눈을 감고'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상황 이외에는 보려 하지 않는 나같은 사람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점을.보여주어 등골을 긴장하게 하기도 하면서. 하지만 끝내는 잠에서 깨어나 세상을 마주하는 문호 나 영신이의 손으로 힘찬 마무리를 해주어 못난 지난날들을 위로받게 해주어 '치료'를 마무리 하였으니. 불편한 이야기를 즐겁고 산뜻하게 보여준 스무꼭지의 시간들에 커다란 감사와 찬사를 보내고 싶다는. 그래서 지금 너무 아쉽고 보내기 힘들기도 하고 허허..

* 치수곰님은 갈등의 노선에서 벗어난 완충의 역할. 가장 이상향적인 어른의 판타지를 표현하였지만, 핵줌은 현실과 가장 닿아있지만, 사람들이 드러내고 싶지 않았던 또다른 일면을 이야기 하고 있는 균형이 존재함
// 둘이 이야기 중간에서 직접적인 관계를 맺는 지점은 없다. 신기하게도 ㅋ

* 윤참치 형사느님과 민자선배의 럽라 완전 추천함 ㅠㅠ 윤참치샤릉해여 ㅠㅠ 어빠 너무 멋있엉..
(윤형사님의 술회 글에 따르면 중학생때 연극을 보러갔는데 너무 마음을 후려쳐서 배우를 하겠다고 결심했다고 함 근데 그 배우님이 다름아닌 미경선생님이라고 ㅋㅋㅋㅋㅋ 아 정말 엄청난 계시가 아닌가)

* 기타 매체 온갖곳에서 정후배우의 재발견이라는 기사들로 도배질을 하지만, 김문호 기자느님의 진중한 존재감과, 민자느님의 존재감 없었다면 정후는 날아다닐수 없었을것이다. 비록 유느님의 연기가 가끔 나의 마음을 덜컹이게(쿵쾅과 다른 불안한 뉘앙스 (..)) 했지만, 진짜 나올때마다 '존나 멋져'의 평을 숨길수 없었던 우리의 김무노삼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앵커 나레이션 할때 목소리 너무 좋아서 계속 반복함.
// 손덕후에서 목소리덕후 노선변경(.......)

* 영신이랑 정후가 너무너무 이뻐서 어쩔줄 모르겠음. 한시간동안 에필로그 (썸데이 뉴스 50회 특집을 위해 야근을 불사하는 영신이와 함께 티내면서 사내연애중 모드로 월도짓 하실 서정후씨의 근황 이라던가, 치수곰에게 맨날 까이면서 허락해달라고 앵기는 후일담 같은걸로) 채워도 진짜 아깝지 않을 내새끼들 이라능.. 둘다 너무 연기를 잘해서 보는 눈과 마음이 너무 즐거웠다. 좋은 이야기를 이끄는 좋은 배우들을 보아서 너무나 햄볶았음. 혹시라도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다른곳에서도 같이 만나서 럽라를 마구 뿌려댔으면 하는 바램이 (아 근데 내가 비면 다 안됨 ㅠㅠ 안될거야 엉엉)

* 약 3주간을 같은 회차를 몇번이나 돌려보는 나의 짓거리에 학을 떼이신 남편님 ㅋㅋㅋ 이젠 지나가는 티리비에서 OST만 들려도 경기하심. 막회 끝나면 이제 좀 덜 하겠지 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예전 작태들을 볼때 (...) 당분간은 이 상태일듭ㅎㅎㅎㅎㅎ 아 미안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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