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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2014.09.15 14:51 read.36




생각같아서는 진짜 양날을 잘 버린 칼로 내 배때지를 쑤시고는 쏟아져나온 창자로 창문에 매듭을 메달아 목을 메달아 버리고 싶은데 아무것도 할수가 없으니까 허망할 뿐이다. 나는 왜 이모양일까. 왜 이렇게 생겨먹은것일까. 처음부터 내가 문제지. 그렇다. 처음부터 그냥 열여덟을 넘기지 말고 죽어버렸어야 했는데 너무 오래 살아버린 내가 문제라고 생각. 내 부모에 대한 마음이고 뭐고 나는 그냥 처음부터 뒤져버릴 인간이 맞는거였다. 나를 향한 기대도 인간들에 대한 귀찮음도 죄다 내가 감당해야했었는데 감당하기 싫어진걸 어쩌겠느냐. 그냥 다 또 귀찮아져버려서 졸리고 피곤하다. 도망가고 싶다. 도대체 난 뭘 위해 이렇게 까지 굴어야 하는거지? 그냥 귀찮고 피곤해. 나를 향해 달려드는 모든 인간들의 뒷덜미에 칼을 쑤시고 싶은 심정이다. 그들이 나를 공격하기 이전에. 아 그냥 공격이고 뭐고 그냥 놔둘란다. 다 귀찮아 피곤해 숨 쉬는것도 피곤하고 짜증나고 귀찮고 귀찮다. 힘겨운 얼굴들을 보는것도 아무렇지 않게 웃어대는 나의 뻔뻔한 얼굴이 소름끼치도록 싫다. 왜 나는 살아가는걸까. 왜 이렇게 되버린걸까. 내일 아침엔 눈을 뜨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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