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과

아이 2012.06.07 01:47 read.151

이야기의 시작과 끝을 아우르는것은 단순한 흐름의 경과로 존재할수는 없다. 잔잔한 수면위에 돌을 던지면 반드시 파동은 퍼지게 마련이다. 너와 내가 만나는것이 단순한 운명이라면, 같이 할수 있다는 결과는 어느것에서 부터 비롯되었다 자신할수있는가? 그것이야 말로 미혹한 인간이 쉬이 범할수 있는 과오가 아닐런지.


모든것이 완벽하게 마무리가 되고, 세상의 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자신의 존재를 '죽은자'로 깨끗하게 청산하여 넘어온것 만으로도 사건의 요인이 완전하게 해결되었다 자신했지만, 그 결과는 너무나 참혹하다. 오로지 그녀와 '같은 시간에서 존재' 하기 위해 그는 자신의 세계를, 가족을, 친지를, 명예를 오롯히 버렸으나 끝내 그녀와 함께 할수 없게 되었다. 그 결과를 불러일으킨것 또한 운명을 바꾸고자 했던 자신의 불온한 과욕이였음에, 그는 부디 자신의 과욕이 그녀의 현실에 고통을 주지 않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


10년이 걸려도, 20년이 걸려도,  돌아갈수 있다면 반드시 그녀를 만나러 갈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될수 없다면,  저를 알기 이전으로 되돌아 갔으면 좋겠습니다.
이것을 태우고 나면 저를 잊게 될까요? 저를 기다리지 않고 편안해 질수 있을까요?


까맣게 번져가는 부적을 손에 쥐고, 아무런 망설임 없이 목에 칼을 들이밀던 결연함에 머리가 지끈거린다. 인간의 마음이란 이런것일까? 무던한 목소리와 무뚝뚝한 눈빛에서도 읽어낼수 없었던 감정의 깊이를 '감히' 짐작하니 손끝이 저릿해지고 만다.  사랑한다 좋아한다 수백번 되뇌이는것으로 할수 없었던 그 마음이 노을의 자욱처럼 저 먼곳에서부터 아득하게 번져오니 내 현실의 남루한  바닥도 흥건하게 차오른다.  이 마음은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일까. 말 머리를 어디로 돌릴지 몰라 망설이던 그의 고민처럼 나 또한 가야할 길을 찾지 못하고 같은 자리를 거푸 돌아가고 있을 뿐이다.

이 모든것이 그와 그녀가 만났던 '인' 에서 비롯되었다면 그들은 어떻게 되는것알까?  이 모든것들을 먼지처럼 바스러 지게 만들만큼  부적의 '인'은  잔혹한 것일까?  말미에 대한 빈약한 실마리와 예측할수 없는 후일로 인해 머리가 지끈거릴 지경이다. 이렇게나 간절하고 간절한데도, 다시는 만날수 없는 시간의 틈으로 나뉘어 버린 그들의 세계가 너무나 안타깝고 걱정되어서.






1. 멘붕을 유발하는 스토리에도 설득당하고야 마는 이야기의 엄청난 짜임새에 감탄, 또 감탄.
2. 유려한 필력과 연출로 인하야, 주연배우들의 발음미상연기(...) 따위는 안중에 삼고 싶지 않아지는것이다.
3. 그래도 둘이 너무 이쁘다.  느므느므 잘어울려 그냥 확 사귀어버려라 (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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