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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 2021.06.11 00:29 read.112

 

 

복직의 시기 (8월)이 언제쯤 오게 될지 한참은 남아있는 여유로운 기분이였는데, 벌써 다섯달을 써버렸다. 손가락사이로 스치는 시간의 허무함과 아쉬움을 끝없이 느끼면서

8월의 밥벌이를 위한 준비를 미리 하고 있다. 한달에 평균 4천의 메일을 받는데 (스팸빼고) 여섯달을 부재했으니 2만 4천 여통으로 추정되는 그 많은 메일을 

출근 첫날에 한꺼번에 다 정리를 하는것은 현실적으로 불가하다는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가능하면 7월에 시간이 나는대로 틈틈이 그것들을 추려내는

작업을 하려고 하는데 출근하지 않고 정리하는 방법을 고민해 보니 원격 조정으로 회사 컴퓨터 내의 메일 함을 열람 및 정리할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육아휴직급여신청때문에 통화하게된 대표에게 상황 설명을 하였더니 (원격으로 할경우 한 보름간은 본체의 전원을 계속 켜놓아야 할 성싶으니 미리 언질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

외부에서 비밀번호로 메일만 읽으면 되지 않냐고 되묻는다. 나는 메일함 자체를 정리해야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니 니가 할수 있으면 해라. 라고 답변을 하시니 

대충 알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대화를 종결했다. 출산휴가 급여는 무사히 서류를 구비해서 잘 넘어갔는데 육아휴직급여는 급여 명세서를 사진으로 찍어주는 바람에 (....)

(봅오봅은 pdf파일을 보낼수 없는 할아버지라는 사실을 매번 이해해야한다) 고용센터에서는 추가로 멀쩡한걸 내라고 요구하니 나로서는 또 회사에 어쩔수 없이 전화를...

만약 이번달에도 봉급을 주신다면 부디 급여 명세서에 숫자는 안짤리게 잘 찍어주셨으면 좋으련만. 줄지 안줄지 모르는 상황이니 언제나 마음을 비우고 있다.

 

 

신기하게도 쉬는 동안에 일이 하고 싶어지는 기이한 현상이 발생 (혹자들은 이것이 정신병이라고 ...ㅎ 나도 인정하는 바요)

회사에 가서 밥벌이를 하고 싶다. 수중에 돈이 없는 삶은 싫다. 김떡에게 더 좋은 분유와 더 좋은 세계를 오랫동안 안겨주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는 일이라는 것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불안의 족속이다.. 이것 또한 정신병의 일환으로 여긴다.

 

그래서 나는 김떡이 나의 어둡고 질척거리며 까슬거리는 일면이나 단점을 절대 닮지 않기를 매일 기도한다.

편식이나 예민한 성격이나 나쁜 시력이나 결벽증 따위 같은

 

매번 분유를 먹이고 나서 트름을 시켜줄때 어깨 위에 폭 끌어안긴 따끈한 몸을 마주할때나

분유를 쪼옥쪼옥 마시면서 초롱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귀여운 얼굴을 볼때마다

내가 이 사랑스러운 생명체를 진정 신체 합성 하였는지에 대해  신묘한 아득함을 느낀다. 입술로는 귀여운 내 새끼 어디서 왔을까? 따위를 중얼거리면서.

통통한 몸뚱이나 벌써부터 까탈스러운 성깔(...)이 귀여워. 제일 사랑스러운것은 나를 한참 바라보다 알아보고 난 뒤에 함박웃음을 짓는것

주수가 좀 더 지나니 주변의 사물이나 사람들을 하나씩 알아본다. 그리고 알아볼때마다 어떠한 반응을 보이는데 그런것들이 신기하고 귀엽다.

물론 이러한 것들은 컨디션이나 기분이 좋을때 (배 부르고 배변활동이 무사히 잘 끝났을때)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지 못한 상태에서는 몹시 까탈스럽고 날카롭다. 오늘은 하루종일 배변활동의 장애로 울고 자고 울고를 반복했다 나중엔 너무 지쳤는데

막판에 우유를 마시면서 잠들어 있는 모습에는 피곤함이나 중간에 느꼈던 짜증스러움이 변덕의 설산마냥 사르륵 녹아버리는것이다.

나는 아이의 귀에 부디 나의 어두운 그늘은 닮지 않았으면 좋겠다 라고 기도했다.

어차피 다른 객체로 자라나며 그아이의 성장 배경은 나와 다른 것들이 펼쳐지므로 동일한 인류가 탄생할 리가 없지만.

어쨌거나 가족의 일부분은 사후에도 유전자에 내정된것 마냥 발현되는 경우도 있으니까.

 

얼마전에 김윤아 누님의 말이 떠올랐다. 어쨌거나 우린 동의 없이 이 아이를 세상에 소환한거니까.

그렇다. 나도 김떡의 의견을 들어본적 없이 불현듯 소환하였다. 간헐적으로 내가 마주하였던 우울의 그늘속에서 탄생의 회피를 곰씹는 행위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프지 말고 행복하고 좋은것만.

나의 아버지와 엄마가 내게 그러한것들을 바라시듯이

 

나의 아이 뿐만 아니라 그 모드 사람들이 현실의 어려움에 좌절하거나 슬픈일은 겪지 않기를. 다들 무난한 행복과 함께 하기를. 항상 기도한다.

 

 

 

 

내일의 무사한 하루를 위해 얼른 수면에 돌입해야 한다.

출산이후 나의 몸은 온갖 병증의 집합소가 되었다. 뇌 발작때문에 약을 장기복용하고 있는데

그 사이에 면역력이 약해져서 온갖것들이 밀려온다 특히 편도선 염증이나 기침같은것이 

언제나 달고 살긴했지만 이번엔 너무 심해서 병원을 세군데나 다녔다. 시발 돈 아까워... 

마지막 병원에서 알약 다섯개와 시럽 및 패치까지 처방해준 덕분에 약 다발로 살아났다. 물론 그 사이에 내 위장은 너덜거리는데..

거기다가 손목이 기어이 탈나는 조짐을 보여서 결국 병원에 갔는데 거기서도 약을 처방받으니 어쩔수 없이 먹어야 하는데

이것도 장기전이라고 하니 병원을 계속 다녀야 하나 싶다.  이건 저녁만 먹는거지만

뇌 발작 약, 편도선약, 거기다 손목터널증후군 약까지 한꺼번에 털어넣는 저녁이 되면 다수의 알약에 질려버리기 일쑤다. 

내 생전 이런적이 없는데.. 나는 김떡을 나를 갈아서 낳은 셈인가.. ㅎ 이렇게 얘기한들 애가 들어줄리 만무하고. 

내가 갈아서 낳았어도 뭐 후회는 없다는것이 사실.

 

어쨌거나 장기 입원과 때려부은 약 덕분에 출산 붓기는 빠지지 않고 살마냥 더 증가했고

갑자기 찐 살때문에 온몸의 근육이 내것이 아닌것이 되버려서 거동도 힘들다

산책이 필요했으나 햇빛을 마주하면 현기증이 발생하고. 운동으로 러닝도 못한다.

운동을 하고싶은 생각이 너무 간절하나 아이랑 사투하는 하루는 손바닥 바람마냥 금새 지나간다.

열시간은 자야 멀쩡한 사고를 하지만 현실적ㅇ로는 점점 불가해지고. 이 와중에 혈변까지 나옴... 아 진짜 이것도 병원 가기 싫어서 버티는중

부모님이나 남편에게 말했다간 당장 병원으로 끌려갈거같아서 (...) 가는게 맞지만 지금은 더 약을 먹기 싫어 

운동을 하고싶다. 뛰고 싶다. 건강하고 가벼워 지고 싶다.

마지막의 피로한 몸을 쥐어짜고 매일 두시간은 공부하고 책을 읽는다 나는 이것을 지속하는 나의 집착이 약간의 생존의 본능과도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나를 잃고 싶지 않아. 그러지 않으려 매번 애쓴다.

나의 아이가 훗날에 나를 자신의 모친이 아닌 개별적인 개체로 인정해 주었으면 좋겠다. 나의 인생을 통털어서 타인에게 의지적인 삶은 살지 않았다는 점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힘들지만 버틸수 있다. 오히려 그 공부하는 두 시간이 재밌다. 역시 애들은 어거지로 공부시키는게 소용없어 나중에 알아서 하는군 이란 생각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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