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509

admin 2022.05.09 22:58 read.45

 

 

 

1.

본디 월루 하면서 시간 틈이 있을때 이것저것 정리해놓는게 편했는데 지난번 고용주의 PC 사찰(...) 이후로, 이 PC 내에서 일어나는 어떠한 것들도 시찰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휩싸이면서 (....)

혹여나 모를 인터넷 주소 기록 추적 (시크릿 모드로 하더라도 어떠한 사이트에 접속한 기록같은건 찾아낼수 있다고 하더라는) 을 대비하여 그 이후에는 회사컴퓨터로는 개인적 용무로 추적할 만한 어떠한 사이트도 연결하지 않음. 그래서 가끔 메모장에 따로 끄적거려놨다가 시간있을때 메일에서 컴퓨터로 옮겨놓는다 그래서 요 몇달의 기록은 행간이 엉망인것들이 많음 ㅎ 앞으로도 아마 그렇게 될지도?

오늘은 장기 휴무 이후에 또 야근을 하고 느적느적 기어들어와서 밥을 먹고 난 후에 쇼파에 앉았다. 할일은 언제나 많지만 쌓아놓은 것들이 정리가 안되는 애매모호함의 연속임

 

원래는 집에 오는 지하철에서 들었던 러브홀릭의 Rainy day가 오래간만에 들어도 너무나 명곡이라서, 비슷한 것들을 찾아보고 싶었는데. 그리고 정말 오래간만에 글을 쓰고 싶었다는. 

포대자루에 줏어담아 흩뿌려 놓았던 조각들을 하나 둘 씩 꺼내어 맞춰보던 그 지난날들의 기억이 너무나 요원해서 정말 한동안은 잊고 있던 루틴들이였다. 손 가락 사이로 줄줄 흘러내리는

액채들을 열심히 단어로 형상화 시키던 작업들이. 하지만 기운은 여전히 바닥이라 그것들을 이어 붙일 힘이 없다 (야근의 탓인가 육아의 탓인가 (....)) 그래봤자 모든것을 완벽하게 하지도 못하면서

이것이 진정한 경계인의 삶이다. 여사님이 안계시면 침침한 갯벌에서 해매이고 있을 불완전한 아이엄마의 자아도, 열심히 인간의 소양(이라기 보단 금전의 소양으로 점철된)을 굽어 살피는 

밥벌이의 현장도. 아니 밥벌이는 정말 열심히 하지 (....) 제일 미뤄두었던것은 스스로에 대한 불상의 인사이다. 매일 똑같은것들을 경험하면서도 전혀 나아지지 않는 메마른 인간의 무지렁함이여..

언제쯤 현명한 득도의 길을 걸을수가 있을까.  일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 인간과의 사이클은 더더욱 확장된다 (나는 이러한 것들을 너무 귀찮아서 미뤄두고 있던 종자였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너무 번거롭고 상대하기 구찮지만 (....) 해야하는 것들은 계속 생겨나는것이 어른의 삶. 이러면서 나는 나의 아이에게 더 나은 인간의 말로를 논할수 있단 말인가 ㅎ

정해진것도 없고 정답도 없는데 누군가의 가이드가 되어야 한다는것은 참으로 어렵고 막중한 책임이다. 여전히 비성숙의 바운더리에 놓여있음에도 불구하고 (......) 

 

 

2.

아산병원에서는 12월까지는 한번 더 두고 봄직 하다고 결론하여 8월에 예약하였던 세브란스 수술은 우선 보류했다. 12월에 혈관종 상태를 더 보고 쨀지 안쨀지를 결정 (쨀때 후각세포 손상된다는 얘기가 너무 무서워서.. 결단할수 없는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함) 그래서 엄마의 다리 수술을 일정대로 강행했는데. 병원에 2주 입원하셔야 하니 퇴원후 경과를 볼수있도록 수술은 7월 후반기에 하는걸로 하고

그리고 김떡은 5월부터 어린이집에 다니기로 결정했다. 일차의 이유는 너무나 루즈한 집안내의 놀이감 부족으로 인하여 자극점을 공급하기 위함이였고 후차의 사유는 향후 여사님이 안계실 기간동안의 백퍼 육아를 감당하기 힘들것 같은 후임(...)들의 예측으로 인하여. 어린이집 등원 시간이라도 좀 숨통이 트여질까 싶어서..ㅎ 여하튼 그 기간에도 나는 출근을 해야하는데 

아침에 아이를 씻기고 등원하고 출근할 스케줄이 될 수 있을지는 좀 검토를 해야할거같다.

 

다행이 김떡은 생각보다 잘 적응 (덜 잉잉함ㅋ) 하고 선생님들의 애정도 듬뿍 받아서 (찰떡같은 볼따구의 애교쟁이이므로 ㅎ) 잘 다닐것으로 기대해봄직하다.

이것저것 고를만할 비교군집이 없어서 가장 가까운곳으로 셀렉했는데. 어린이집 문화가 이런것인지 매일매일 어플 알림장으로 사진폭탄을 보내주심 ㅋ 

매일 최애의 깜찍컷을 왕창 서비스 받는 더쿠의 기분이 이런것일까...ㅋ 알림장 쓰시는 선생님도 피곤하실거같긴 하다 매일매일 ㅠ 여튼 잘 지냈으면 좋을 바램.

 

우리 딸래미는 정말 하루가 다르게 큰다. 지난주에는 걸음마를 마스터했다! 영유가 검진때까지만 해도 걸음마가 느려서 대근육 발달 미숙 ㅠㅠ 의 평가를 받았던 ㅠㅠ

그래두 시간은 잘 해결해 주는듯. 기다려주면 무럭무럭 더 자라주는것이 아이들인가 나는 정말 별거 한것도 없는데..ㅋ

더 웃고 더 찡찡하고 (ㅋ) 걸어다니고 기어다니고. 인사도 잘하고.  단어들 (짤막한것들)도 흉내내려고 한다 너무너무 신기해

먹는건 더 신기함 ㅋㅋㅋㅋㅋ 맘마는 뭐 꿀떡이지만 이것저것 먹어보는것도 거부감 없이 잘 넘겨줌

아픈거 없이 이대로 쭉 건강했으면 좋은 바램..

 

3.

그러니까 갑자기 문득, 예전에 아무것도 없이 매일을 죽이던 시절이 갑자기 떠올랐다.

아침에 침대에서 한 10시쯤 눈을 뜨면 고요한 집에 아무도 없이 누워서 몇시간을 그냥 천장만 봤다

그리고 하릴없이 돌아다니다가 거무거뭇하게 해가 지면 다시 자리에 누었다. 그러니까 잠이 들었다 깨면 그 더럽게 무거운 기분들이 있는데

다시는 느끼고 싶지 않은 순간들이다. 그때엔 무얼 할수있었을까 - 아 할수있었지만 하지 않았던 것들이 더 많다

사람이 무서워서 계속 피했다. 그러한 공포증은 아직 골수의 이면에 남아 간헐적인 거부반응을 선사한다. 억지로 참아내지만 가끔은 터져나오는건 막을수가 없다

그래도 아무렇지 않은것처럼 잘 버텨왔다. 만약에 그 생활을 스물 여덟 이후까지 지속했다면 아마 서른 즈음에는 어떠한 땅속에 파뭍혀있었을거 같은데

한동안 떠오르지 않았던 그 결단과 고뇌의 시간들이 미세한 목도리의 실처럼 이맛살을 스쳐갔다. 느끼는것은 찰나이다. 

공휴일 및 주말까지 새벽 4시부터 기상하는 아이와의 시간을 버티고하다보면 떠올라 지는건 없지. 이것또한 정말 예상치 못한 트리거에서 내밀어지는것이였다.

일종의 불행서사는 아니고, 반복하는 것들에 대한 지난한 술회라고 할수있겠다. 나는 쉽게 절망하고 쉽게 지쳤으며 쉽게 포기하려고했지만 게을러서 결행하지 못하였지

후일 나의 아이가 불행의 논객을 맞이하는 시즌이 되었을때 (분명 인생에는 그것이 존재하리라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그것은 떨처버릴수 없을것이다.) 나는 어떠한 조언을 해야하는거겠지? 

물론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도움이 가능한 어른이 되려면 얼마나 더 많은것들을 닦아내야 하는것일까. 에너지와 자신이 충만하다가도

오늘처럼 내면의 모든것들을 밥벌이에 쏟아내고 돌아오는 지하철에는 쭉쩡이가 되어 빈곳에 궁핍한 술회를 채워넣기 급급하다. 힘들고 피곤하고 슬픔

글은 결핍이 거듭되어지는 궁지에 잘 쓰여지지. 내가 등장시켜 오던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은 누군가를 바라볼때 한쪽 눈을 쉽게 감으려고 한다. 현실은 그것과 다르기 때문이니

한가득 펼쳐놓은 언어들의 링크를 찾아낼수없던건 내가 덜 결핌해졌기 때문인가

 

나의 사랑하는 남편 (오늘도 편찮으신 어머님의 수족이 되어주신, 더 깊은 행복과 평안과 행운이 함께하기를)과의 오랜 시간동안의 전쟁은 종내의 평화를 안겨왔으니

사랑하고 또 사랑하는 나의 아이를 생각하면 그 어떤 미령한 바닥에서도 샘이 솟아나는 기분이다. (물론 사투의 시간은 힘들때가 많다.. 토요일 아침은 내리 30분을 울어재낌..)

너무너무 힘들다가 잠이 들기 직전 아이의 눈을 바라보면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을 해주고싶다. 노랫말처럼 흥얼거리는 엄마 보물. 어여쁜 사람. 착한 ㅅㅇ 이. 

내가 표현할수 있는 사랑이 일종의 파이 넣기 게임이라면 가시화 될수 있는 바운더리가 많을텐데. 나는 로보트처럼 정형화된 개채로서 이 모든것들이 어렵고 서툴기만 하다

그래도 시간은 정말 빠르게 지나가고 아이는 벌써 14개월이다. 내가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14개월(뱃속에서 꿈쩍이던 10개월은 제외하자면) 이 지났고

그만큼 같이 할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거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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