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1009

아이 2005.10.09 21:59 read.6


















1.
가방을 통째로 화장실에 놓고 나왔었다. 술에 곤드레 만드레 취한 상태도 절대 아니며, 그렇다고 내가 '뎅사마' (이 세계에서 지칭하는 그분의 호칭(...))를 10미터 앞에 올려다 본 경험으로 심히 흥분좌불안석상태였던거나, 혹은 퍽하게 열받거나(아, 열받으면 오히려 머릿속이 '또렷'하게 유지되니까 이건 아니라손 치고) 혹은 심히 피곤에 쩔어 눈이 가물가물한 반수면에 몰입한 등등의 상태도 전혀 아니였음에도 '불구하고(!)' 가방을, 그것도 '통째로' 화장실에 놓고 나왔었다. 룰루랄라 손까지 씻어가면서.









2.
삼십분이 넘는 시간동안 '잃어버렸다'라는걸 자각하지 못한상태로 또 '룰루랄라'있다가. 동행한 K님의 부탁요청덕택에 가방을 분실했다는 사실을 자각하고 완전 패닉상태에 빠질----뻔했으나, 정말 기적같게도 왠 착한 청년님이 수거하시어, 이 불초소생의 통화목록 맨윗줄에 고스란히 계시던 내 응응씨에게 전화까지 넣으셔서 '가방 주인님을 찾아주겠다'는 의지를 화장실 앞 계단 앞에서 불태우고 계셨던 것이였다. (아아, 그 이름모를 오푸아 고마워요 복받으실꺼에요 ;ㅁ;)













3.
여튼간에, 가방을 '잃어버렸다'라고 인지하고 되찾음의 '기쁨'을 누린 시간이 약 5분도 안되었기 때문이였던걸까. 뭐랄까 이 뜨뜨미지근하고 (뭔가 이런건 뒷맛이 기뻐야 하는거 아닌가) 뭔가 화장실에서 응아를 놓아주고 응아의 뒷처리를 미처 다 못한듯한 요상측한 기분에 잠들기 직전까지 시달렸다. 덧붙여서, 나 정말 어딘가 틈틈하게 병이라도 있는건 아닌가 하여 아주 심각하게 '건망증에 의한 정신과적 조치'를 내려볼것을 고민했었다.
(요즘 하는 추세로 봐서는, 머잖아 조기성 치매라도 강림하시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곰씹어본다)
















4.
뭐 이것에 대한 응분의 댓가, 인건지 어쩐건지는 모르겠으나 이후 약 이틀간 오랜만에 찾아오신 '독성' 감기님과 다시 조우하여서 오늘 하루도 이불속에 파뭍히고 쇠고기 스프에 손바닥 데어가면서 쳐먹고. 7개짜리 알약을 집어삼키고 있다. 아프다. 난 왜 감기를 달고 사는건지 모르겠다 (8할이 가방분실에 대한 이야기인데 결론이 왜 감기로 치닫는건지 나도 의문이다 역시 열이 많은건가) 그 천연의 보약이라고 하는 아침도 꼬박꼬박 챙겨먹고 하루에 30분씩 조물조물 운동도 하고, 때되면 건강보조식품도 챙겨다 먹는데, 왜 몸이 비루먹은 돼지마냥 시푸리딩딩 흐물텅 거리는지 모르겠다 나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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