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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2004.08.18 23:26 read.19









1.
문 안으로 들어가는 기분이였는데. 반나절 동안 요 앞의 마당에서 폴짝폴짝 뛰어놀다가 시간되어서 밥 먹으러 집안으로 들어가면서 '잘 다녀왔습니다'라는 벙벙한 인사를 하는것같은 기분(허니문에서의 '히로시'처럼) 그래도 너무 좋아했으니까 (웃음) 그냥 좀 어색해도 다 좋아. 되게 좋아했거든(웃음) 다른건 몰라도 좋아해 주는건 좋구나. 사소한것들까지 다 기억해주어서 고마워. 진심으로 고마워. 고구마 솜사탕을 입안에 오물오물 거리면서 토톡거리며 (너무 달아서) 울어버릴것같이 고마웠다니까 정말로.




'분기점'에서 다 잘라내 버리느라 하나도 남기지 않아서 '기억'을 못하는거같이, 나는 내가 '어떠한 아이'였는지 도통 닿아지지도 않았는데, 아 '좋은 사람'으로 기억된다는거 굉장히 좋은거구나. (웃음) 아, 그러고 보니까. 정말 되게 많이 어른된거구나 근데 하나도 '멀리'온거 같다는 생각이 안들어서. 응 그래 맞아 그러니까 그래 처음에 말한것처럼, 요 앞마당으로 방금 놀러나갔다가 돌아와서 인사하는 기분이였다니까 (웃음) 되게 신기해. 응 , 맞어 되게 신기해 그런가 그렇지. 어색하긴했는데도 너무 익숙해서. 아 맞어 되게 신기해 신기한거야.







응, 맞어 그런거야 그랬어(웃음)








2.
나보다 더 많은 시간을 끌어안았던 '어른'이라고 해도 그사람- 뭐랄까, '소년같은' 느낌을 받을때가 있다.  그 느낌. 굉장히 강렬해서 나도 모르게 손바닥을 곰실맞게 정수리로 조심조심하게 들어서 부슬부슬하게 가늘은 머리카락을 흐트리고 싶어진다던지, 검지랑 엄지로 보송보송한 뺨을 토독 꼬집어 주고 싶다던지(으아, 미안해요!(笑)) 하곤 하는데- 뭐 끄트머리로는 '생각'으로만 굳어지지 실제로는 해본적은 없고 ('나도 모르게' 그렇게 했을런지도 모르겠지만 , 기억에는 없다. 음 그럼 해본적이 없다고 해야하는건가 으. 이런 괴이하게 헐거운 인과적 구성이라니(땀)) 그런거 별로 안좋아하는거 같아서, 그냥 그런 생각 들으면 막 웃는다.


아 얼마전에 정말 너무 너무 소년같아서 막 끌어안고 싶어진적 있었는데, 응 그랬는데. 그때는 어떻게 했더라 - 아, 기억 안난다. (뭐라는 거냐) 아 정말 너무 귀여워. 아, 그런거 막 수다쟁이 아저씨 처럼 종알종알 댄다던지, 나 웃으라고 유쾌하게 전개되는 모션이나 성대모사 같은거. 그런거 귀여운거 아니라. 그래, 가끔 너무 눈 반짝이면서 이야기할때같은거. 그래 어느날 순간 갑자기 그렇다니까. 소년같아. 막 끌어안고 막 부비적하고 싶은데. 으- 미안해요 (웃음) 그래도 나보다는 '어른'이야. 다 안다구 (웃음) 아 그나저나 이 얘기 왜 나왔으라나, 꽤 뜬금없네 (키득키득)









3.
아 , 수강신청 그지발싸개 -_-
그나저나 학교가는거 좋은건가
하루에 한번씩 생각이 바뀌는거 같아.
(두리뭉실 변덕스런 사춘기 여고생이냐)
벌써 개강이라니 싫어싫어어어어(꾸엑-)
50권 다 채우지도 못했다고 제기랄T_T
(파우스트의 정신모호상태를 파해치기 힘들어서)










4.
아빠님 엄마님 제일좋아. 제일제일좋아 진짜 좋아. 돈 많이 벌어서 꼭 빌딩사줄께.






내 새끼는 언제 나오려나.










5.
그런거 말이야. 스스로, '규정'해놓은걸 다시 자기손으로 '깨어서' 놓아야 한다는 '행위'는 생각보다 더 어려운거더라고, 나같이 '자기 합리화'같은거 생각해도 모멸스럽게 여기는 족속들은 그런거 되게 심해.



하지만 이런거 '자기합리화'아니라는거 알아. 나는 정말 '충분하다'고 생각했으니까. 그게 전혀 '일시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그 순간에도 나는 그러한 '것'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아, 그렇지 않으리라고 여겼지만 나 같은 '아이'들은 그래 그런것은 좀 지리한거지. 아니 하지만 나의 그런 '점'을 나는 정말 많이 좋아해. 자랑스러워 그래 남들은 좀 '고지식'하다고 여길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웃음)) 그래도 나는 '당연하다'고 여겼어 그 기분과 감정을 누릴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어. 그 정도로 나는 '몰입'하고 있었으니까. 완전하게 '닿아있을수 있는 방법'중의 하나가 그것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 정도로 원하고 있었으니까. 아 그래 그런거지.





가끔씩 여전히 나는 '잃을까봐' 무서워. 사실 그래.
좀 유치하고 퍽퍽한거겠지만
(비록 이와야 스미레의 시퍼런 사이클에서 유유히
벗어나서 자조적인 노선으로 흘러가고 있긴해도)
아 그래도 무서워해. 이건 '어쩔수 없는'것 같아.


손톱을 수십센티를 물어뜯고, 허파를 코끄트머리까지
팽창시킬정도로 코를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아대도
그 러한 '감정'을 충족시킬정도로 충분하진 않을꺼야



난 그런 '생명체' 이니까. 아쉬워도 그냥 '어쩔수 없다'고 생각해.







PS. 그냥 내가 '모르고 있을'뿐이지, 원하는건 다 똑같아.
       알고있지 응? 다 알고있는거 나도 다 알아 알고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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