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류항

아이 2004.03.15 22:58 read.34





'테레즈 라켕.'




그녀의 '허무하게 가라앉은 슬픔'을 담아내지 말아야 겠다-고 생각했지만, 어렴풋하게 전개되어 오는 '주된 인생의 줄거리'에서 속해있는 '속성'들이 '어느정도' 비슷하다고 느껴지는것에 막연한 '소름'을 느꼈다. 어느순간, 내가 기본적으로 배치되어있고 할당되어있는 '밝은곳' 이외에 던져놓아진 상태였다면 아마도 나의 '주된 인생의 줄거리'도 그녀와 같은 '것'을 뒤따라 가지 않았을까. 그녀가 까미유를 죽인것처럼, 로랑에게 쉼없이 매어져놓은 '집착증'이 쉽게 '동반의 공포'로 전환된것처럼, 나 또한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 쉬이 변하지 않은 밀랍의 '시선'을 까맣게 변색된 시선의 유리알에 처절하게 쑤셔넣은 상태로, 그렇게 나를 죽이고 있지 않았을까.


순간적으로.나는 그녀의 거울을 보고 있는것과 같다고 생각했다.
저편의 그녀의 창백함이 스멀스멀 나를 향해 스며오는것 같았다.




'이와야 스미레'의 건조함이 본디부터 나를 내리눌르고 있었고 (그것은 바로 '동류항'이라는 가벼운 스토리텔링속에서의 섬칫함) 처음부터 그녀에게 경고하던 '당신은 평생동안- …것이다'라는 의사의 예측에 가랑거리는 속웃음을 흘렸다.


그녀가 나와 '똑같다'라고 느끼는건 나의 '기분', 하지만 쉽사리 없어지지 않는 엷은 스모그와도 같다.허나 가상의 이야기속에서 '치유'되는 이상적인 전개되는 달리 내겐 여전히 '정체되어있는 증상'일 뿐이다. 감각은 점차 옅어지고, 일상적이게 되버린 무미건조한 '슬픔'속에 용해되어 흐른다. 토닥이며 걷는 걸음의 끄트머리가 얼얼하게 쓰리다. 손가락을 메워싸고 있는 냉정한 체온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



무엇이 나를 '지나가는것'으로 인도하고 있는것인가. 점차 마주하고 있는 '동류항'에서 쉽게 '해답'이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 픽션과 다른 실제의 인물 '나'(속칭 A라고 부를지도 모를 다수의 익명인파중 세포질로 이루어진 흔한 한 '개체')는 그들을 복합시켜 놓았지만, 완전체가 되어지진 않은것이다.



슬프다.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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