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울기 좋은날.

아이 2004.04.24 10:55 read.39





1.
몽롱한 햇빛이 아주 잘 들어오는 베란다 바닥에 '四'자로 사지를 내리 누르며 누워서 '여기까지'차오른 것들을 비워내기 위해. 흥건히 넘쳐오는 '그것'들을 쏟아내기 위해 울어버린다.




2.
단, 이번에는 마지막 보루로 몇개 모아두었던것들이 도망치지 않기위해 '엉엉' 큰소리로 울어서는 안돼 그니까 좀 더 서늘하고 꺼끌거리고 욱신거리고 숨차올라도 그냥 소리내지 말고 울어.


무슨수를 써서라도 내가 '나'인것을 드러내지 않도록 해. 그저, 하루 아침이라도 상냥한척하는 그 건조한 면상이 가멸찬 파열음을 던져놓으며 깨어지는 그 순간을 기억해도 괜찮아 즐겨도 괜찮아.




3.
오늘은 정말 울기 좋은날.
마르고 까마득한 햇빛아래에서 허옇게 노출되어있는 자신의 망연한 기분에는 아랑곳하지 않아도 그저 '발산'하는것만 해도 괜찮을꺼야.


그렇게라도 안하면 픽픽한 숨을 내쉬지도 못하고 죽어버릴꺼야 너무 싱겁게(웃음)
반쪽짜리로 너덜너덜 조각나버린 마음을 고쳐놓지도 못하고 죽어버릴꺼야(웃음)




























4.
'안아주세요' 라고 말하고 싶었어 사실은.















정말 필요한거 아닐까 나한테.








足) ........조만간 대용품을 구해야 할듯.

足 ) 기대하지 말자. 나도 '못'주는것을 알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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