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725

admin 2019.07.25 15:56 read.55



1.
아 정말 현실이 거지같으면 더더욱 판타지에 열을 올리게 되는구나. 자꾸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일들만 마주하는 순간이면 더더욱 그 무거움이 쫓아오지 않을 저 편으로 도망가려고 한다. 막다른 골목에 서서 콜렉팅으로 삶의 숨구멍을 찾는 혈맹님의 마음을 이해할거 같다. 그러니까 이런거라도 해야 숨통이 트이는것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의 연속을 마주하는 이들에게 감히 그들의 비천함과 귀함을 양분할수 있단 말인가? 그래서 이것저것 할 고민들 같은거나 복잡한 세파의 메커니즘 따위를 계산하지 않고  정말 그냥 하고싶은대로 하기로 했다. 이렇게 아둥바둥 사는데 왜 나는 나 하고싶은것들을 고민하게 되는거야? 그런 순간이 너무 ㅈ 같아 져서 참을수가 없었다. 이제까지 타인의 비위나 행복같은거 실컷 맞춰주며 살고 있으니까 잠깐은 날 위해서 시간이던, 돈이던 써재낄수 있는거 아닌가. 왜 그런걸 해야할일과 해서는 안되는 일의 범주로 나눠서 경중을 논해야 하는건가 아무도 그렇게 살라고 강요하는 이가 없었는데. 스스로의 아둔함을 접어둬야 한다.


2.
그러니까, 이제 정말 몸도 힘드시고 마음도 힘드시고 지쳐서 가게를 접고 싶은 마음이 있으시지만. 가게를 안할 경우 아버지가 폐인이 될거 같으니 그 분이 할만한 일을 찾기까지는 계속 버텨야 한다. 는 엄마의 논리를 이해해야 함이 마음이 아팠다. 결혼생활 내내 참고 인내하고 그 많은 타인들의 행복을 위해 본인을 희생하였으나 말미에는 배우자의 멘탈 까지 걱정해야 하는 그 스스로는 누가 구원해줄수 있는가? 나는 아버지를 너무나 사랑하지만 배우자에게 그러한 우려와 걱정을 논하게 하는 그분의 단편적인 유약함을 불쾌하게 느낀다. 물론 본인 스스로는 인정하지 않으시고 인지하지 않으시겠지만. 성실하고 좋은 분이고 삶을 통틀어 가장 존경해 마지않는 분이나 배우자를 끊임없이 불안하게 하고 안타깝게 하셨다는 점에서는 그분의 인생이 100%로 완성되지는 못한다는것을 알고있다. 나는 혈육의 입장으로서 그 단편에 마음을 다치고 또 다치게 되었다. 나 또한 그 혈액의 흐름에서 자유로울수 없기 때문이다.

타인이 내가 망쳐질까 걱정하지 않게 내 스스로 내면의 자아를 잘 돋아놔야 한다고 생각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내가 나이가 들었을때 내 주변의 누군가가 나를 저렇게 '안타깝게' 여기게 된다면 정말 견딜수 없을거같다. 그러니까 내면을 단단하고 더 단단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의 인생이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겠지만 누군가들에게 부담이나 그림자가 되고싶진 않기 때문이다. 할머니처럼 그 오랜기간의 삶을 지속하더라도 그 말미에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외로움 속에서 호롱불처럼 사그라드는 마무리를 반복하고 싶지 않다.

나는 더 선명하게 잘 버틸것이다. 타인의 그늘이나 거추장스러운 갈퀴 따위에 쉽게 사그라들고 흔들리지 않을 만큼 더 단단하게.


3.
양쪽이 모두 막다른 골목에 있으나 어느 하나도 솔직하게 털어놓을수 없다는 점에 있어서 50%정도는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마음이 아프고 안타깝지만 이것을 어떻게 전해야하고 위로해야 하며 표현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내가 어떤 의도를 30%정도 내포했다고 하여도 상대가 그 description을 어떻게 decode하느냐가 예측이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너무 어렵다. 돈벌이 인간들에게 너무 시달린 나머지 일반적인 사회화의 정신이 점점 퇴화되고 있다. 마음이 아프다. 아프다는것을 표현하면 무엇이 달라질까? 표현에 이음이 투입되면 더 좋지 않으니까 그냥 속에 담아두고 꺼내지 않는 쪽을 택하게 된다. 이젠 어떻게 손을 내밀어야 하는지 방법을 잊어버렸다. 나 스스로의 고통을 구하는데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주변을 돌아보는 법을 잊어버렸다. 좀 더 솔직하게 마음을 보듬어 주고 지친 현실을 구할 방법을 논하고 싶어도 그 지리멸렬한 사이클에 지래 겁을 먹고 다시 도망간다. 이것은 내 습성이라 어쩔수가 없는것인가. 개선해야하는데 쉬운일이 아니다. 이러면서도 나는 다시 그늘이 오는 그곳에 가지 않으려 밝은 쪽을 향해 몸을 돌리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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