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828

아이 2017.08.28 14:46 read.33




1.
상대한테 상처를 받았다고 해서 똑같이 갚아주려고 하는건 그다지 유익한 일이 아닌거 같다. 나 혼자 당한게 너무 억울하고 분해서 똑같은곳에 똑같은걸 북북 긁어주고 싶지만 막상 지나고 나면 그냥 허무할 뿐이다. 그냥 인간한테 기대하거나 뭐 다른걸 생각하는 내 자신의 바램이 과한 것일뿐. 어차피 다 똑같다. 다들 자기 생각만 하고 자기가 보고 싶은것만 듣고 하고싶은것만 이야기하는건 어린아이나 늙은 어른이나 나 자신이나 타인이나 다 똑같으니까. 그냥 뭐 다 똑같은거 별스럽지 않게 그냥 넘기면 그뿐. 생각을 안하는게 내 정신건강에 좋다. 그냥 생각을 안하고 사는게 맞는거 같다. 몸이 아플정도로 고민을 해도 그냥 나한테 남는게 없다. 그냥 슬프고 허무할 뿐이다.

2.
슬프다. 현실에서도 울고 꿈에서도 울고 아침에 일어났는데 거지같은 기분으로 일터에 왔는데 또 펑펑 터지는것들에 울고 싶어지고. 아 진짜 뭐 같은 삶이로고. 꼭 안좋은 꿈에는 옛날 집이 나온다. 성냥갑 같은 임대아파트에 좁달막한 내 방에 갇혀 있는데 밖에서 연신 알수없는 검고 뭐 어떠한 무언가가 나를 쫓아온다. 나는 무언가를 열심히 지키려고 버텼는데 결국 안되서 또 잡아먹히는. 필사적으로 칼을 휘둘렀는데 그러다가 잠에서 깼다. 칼을 휘둘러야지 물리칠수 있는것인가. 이 허연 벌판위에 홀로 서있는 내 발등이 허옇게 갈라지는걸 마냥 지켜볼수 밖에 없는 이 현실에서 난 도대체 뭘 해야하는가.너무 숨이 막힐 지경이라 견딜수가 없다 진짜 누가 대신 내 목을 쳐줬으면. 진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지긋지긋한것들 투성이다. 슬프고 외롭다. 벼랑위에 혼자 발끝으로 버티는 기분.


3.
그래도 어차피 목메달거 아니면 또 살아야지. 별스럽지 않은걸로 그냥 뭐 잘 버텨야지 라고 생각한다. 나를 구할수 있는건 나밖에 없다. 아무도 날 구할수가 없다. 그러니까 내가 살아남으려면 나 자신을 일으켜 세우는것 밖에는 방법이 없는것이다누군가가 나를 알아주고 내 어깨를 일으켜 줄거라는 생각을 하지말고 이 전쟁같은 삶에서 목덜이 안물리고 살아남으려면 그냥 뒤통수에 쇠징을 박으면서 잇몸을 꽉 깨물며 버티는것이다. 버텨야지. 버티는 것이다. 그렇게 버티다 보면 또 조금은 나아지겠지 라는 무익한 기대감을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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