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228

아이 2017.02.28 15:51 read.4



1.
난 꿈같은거 쫓을 시간도 없고 하다못해 쪼개서 책을 읽을 시간도 부족해서 허덕거리고 있는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면서 시나리오 구상하는 사실 자체만으로 열폭했다는게 맞는지도 모르겠음. 지나고 보니 내가 참 못나고 비겁했다. 내가 이 삶을 위해 희생한다는걸 상대한테 강요하면 안되는건데, 그 사람이 희생하지 않는걸 선택한거면 존중해 줘야 하는게 맞는거다. 아무리 가족이라는 타이틀로 묶어도 그 인생을 쥐어짜야 할 권리는 나한테 없다. 그 부분은 꼭 염두해 둬야 하는데
나도 이것저것한 감정에 휩쓸리는 사람인지라 (특히 멘탈이 유리같이 흐물한) 가끔 조절이 안될때가 있다. 네달동안 잘 참았었는데 왜 그때 갑자기 그렇게 치밀었는지 모르겠네. 그냥 솔직하게 말해서 넘 부러워서 그랬다. 그냥 부럽고 열폭한거지 뭐 초딩마냥.  
그냥 나도 쉬고 싶으면 때려치면 그만인데 결론의 알고리즘은 쉽다
싫으면 털면 그만. 하지만 인간세계에서 공짜는 없다. 내가 갖고 싶은게 있다면 또 내가 싫어하는것들도 감내해야하는것이다. 나한텐 귀한 꿈이나 뭐 목표의식따위는 없으니 그냥 단순하게 살고싶어서 돈 버는것이다. 주어진거 하면서. 물론 그 사이에 벌어지는 온갖 피튀기는 짓거리와 스트레스도 감내해야하는거겠지. 그게 내가 일괄적으로 묶어놓은 '어쩔수 없는 것'의 카테고리에 속하는 것이다. 그렇게 두면 편하다.
물론 남편은 계속 그만두라고 하지만. 둘다 고정 수입이 없으면 뭐 먹고 살아야 하나? 라고 질문하면 또 답 없는 뫼비우스의 띠를 반복하니까 힘들고 피곤하다. 그래서 난 일하는게 속편하다로 결론을 냈음. 세계 평화와 나의 내면의 평화를 위해서. 누가 강요하는게 아니라 그냥 내가좋아서 하는거임. 이건 진짜야. 그래서 요새 꼴빡치는 일이 많아도 그럭저럭 버틸만해졌다. 굴욕과 인간성 상실을 감내할만큼 돈을 좋아하는 욕망의 화신이니. 미래는 없다. 꿈은 뭐 있나? 있었던거같은데 그냥 난 휴일에 배깔고 햇빛 쐬면서 맛난거먹는 시간이 좋으니까 돈 번다. 계속 번다 또 번다. 그러니까 오늘처럼 xx 하고 zz 한 새끼들이 지랄해도 참아줄수 있다..ㅎㅎ 피곤하긴 하지만..

2.
EBS 다큐를 보는데 21살 먹은 어린 여자아이가 자기는 꿈이 화가인데 공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사실 화가였죠. 라고 말하다 눈물이 터지는 장면에 나도모르게 눈이 시큰거림. 그래 나도 사실은 꿈이 ㅁㅁㅁㅁ 였지 였었지. 그랬었지. 이젠 그런거 목표도 다 귀찮어 그냥 일신 편하고 멍때리며 사는게 지금의 내 꿈이다.
내용은 좋은데. 너무 슬픈 얘기가 많아서 중간에 결국 채널을 돌려버렸음
그냥 내 인생도 그지같은데 그런거 보면 머해 ㅠㅠ 그냥 좋고 이쁜것만 보자
그래서 옛날에 그렇게 좋아하던 현학적인 언어로 버무린 예술영화같은거 요새 안봄
그냥 예쁘고 반짝하고 이쁘기만한 애니메이션이나 판타지만 찾아본다 ㅎㅎ 드라마도 봤던거만 봄. 새로운 얘기는 받아들이는것도 귀찮아.. 여튼 뭐 어제 그걸 보다가 생각했던건 공장 노동자에 대한 불편한 사회 시선도 문제지만 생계 때문에 내몰리는 모든 사람들이 위험한 현장에서 최소한의 보호도 받지 못하는 시스템이 제일 문제라는 거였음.

세상엔 하기 어려운일 vs 하기 쉬운일 두 카테고리가 존재함
선택 사항이 많은 사람 (=돈 많은 인간들)은 쉬운걸 잡음
하기 어려운 일은 절대 없어지거나 축소되지 않음 계속 돌고 돌아서 내려옴.
고로 그 사람들이 하기 싫어하는건 선택 사항이 없는 사람(=돈 없는 사람) 에게 돌아가서 해야하는것이지.. 내가 제일 빡치는건 마치 그들은 이 모든 인간들의 불평등한 분배에 대해서 아무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정의하냐는거다. 그리고 마치 그 불평등한 분배를 못가진자들의 무능이나 혹은 운 없음 따위로 해석하면서. 아오 이 시발같은 세상이라니.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개소리한 꼰대도 그 상위계층임.
지들이 하기 싫고 어려운것들은 힘없고 어리고 돈없는 애들, 외국인 노동자들... 걔들 목숨줄 붙잡고 또 세상은 이렇게 돌아간다. 그제부터 법원 앞에서 조낸 시끄럽게 확성기질 해대는 할아버지 + 할머님들을 돌아보니 깝깝함이 견딜수가 없음 (사무실 바로 앞이라 문을 닫아둬도 들리는 개소리들 ㅠㅠ)
불평등한 분배와 체계에 대한 자각은 없이 그냥 세뇌당한거에 움직이는 불쌍한 어르신네들의 집착이 안타까움. 짜증나는데 불쌍함. 바닥에 같이 처발처발 기어가는 어린아이들을 가련하게 생각하고 동일시해야지 언제까지 대가리들의 꼭두각시로 살아가시려나. 아 난 진짜 그렇게 어른이 되지 말아야지. 시발같은 이 세상에 안먹히고 살라면 공부해야해. ㅠㅠ 역시 결론은 이렇게 배움의 장려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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