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609

아이 2017.06.09 00:11 read.4




1.
진짜 어쩌다가 정말 어부지리로 (백만분의 일의 확률) 되게 보고싶던 친구를 찾았다. 너무 반가워서 '오겡시데수까' 를 건네고 싶었는데 베라먹을 ㅇㅅㅌ는 가입을 해야 하는건가바 (.........) 이건 뭐 따로 쪽지도 보내는것도 없나봄 안녕 인사는 꼭 저렇게 많은 이들이 떠다니는 곳에 남겨야 하는건가여 이런 사생활 스킵따위없는. 얼굴책도 싫고 ㅇㅅㅌ도 적응 안되는 원시인인 나같은 인류는 행자마냥 후들후들. 어찌할까 고민하다가 포기함. 막상 '안녕 잘 지내니'라고 건네봤자 뭐 다른걸 할게 없잖아 싶다. 넘 궁금하고 잘 지내는지 보구싶은데 막상 만나면 뭘 얘기해야할까 내가 기억하는 단면과 상대가 나를 반추할 단면이 상응하지 못하면 나의 반가움이 벌그스름한 깃발마냥 홀로 사부작 거릴것 같으므로 그냥 뭐 이렇게 멀리서 잘 지내는구나 라는걸 마치 구경꾼마냥 마당을 살짝 스쳐가며 안도하는걸로. 타인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서 그냥 살짝. http://www.instagram.com/hikaru.lee/

한번쯤은 꼭 만나서 맥주한잔이라도 같이 마시고 싶었는데. 살면서 만날일이 없어 아쉽네ㅠㅠ 잘 지내는거 같아서 좋다. 좋은일 많이 생기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변두리에서 옛 친구가 속삭이는 기도 한톨.

2.
이건 우연이 아니고, 지난 밤 꿈엔 M이 오래간만에 나와서. 반가워서 얼싸안고 또 꿈인듯 꿈이 아닌듯한 세상에서 벙벙 뛰어댔는데. 녀석이 감기 기운마냥 시름시름 아프길래 병원을 얼른 가라고 했더니 귀찮다고 안간다고 버텨서 내가 너무 화를 내버렸다. 얼른 가야한다고 지금 가면 다 나을수 있다고 꼭 가야한다고 절대 나는 포기하지 않을거라고 막 혼자 썽을 내고 화를 내며 쌩이질을 쳐댔는데 이런 나를 보면서 "한심스러운 녀석아"라는 얼굴로 말없이 바라보고는 어느순간 사라져 버렸다. 너무 속상해서 엄청 울다가 깼다. 깼더니 역시 없네. 벌써 5년이나 지나버렸다. 항상 잊을때쯤 하면 숫자를 세고 생각해본다. 녀석이 지금 내 나이가 되었으면 아마 결혼도 했을테고, 아이도 낳았을테고. 심심찮게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서 투덜거리면 같이 씹어주기도 했을텐데. 없다. 없다는 사실이 가끔은 가슴 한켠에 허옇게 드러나는 구멍마냥 습습하게 닿아진다. 다음엔 꿈에 찾아오면 꼭 웃는 얼굴로 안아주리라. 다급하고 물렁거리는 슬픔이 아니라 진짜 기쁘고 좋은 얼굴로 즐거운 얘기만 해줘야지. 정말 많이 보고 싶다고. 진짜 많이 보고 싶었다고 웃으면서 얘기 해줄거야.


3.
지난 주 금요일에 S를 (성이 아니라 미들네임으로 부르자면ㅋ) 만났다. 평양냉면을 먹고 싶다는 귀여운 S. 별 ㅈ 같은 사수를 만나서 너무 고생하느라 얼굴이 반쪽이 된 녀석. 여행을 가자고 했는데 닷새넘는 시간은 외박하기가 어려워 (혼인자의 한계) 결국 못가고 말았네. 이래저래 힘들어서 궁리하다가 뭔가를 배워서 작은 공방을 차려 생업을 삼고 싶다고 하는. 그 마음도 이해가 가고 고생하는것도 너무 안쓰러워서 한번은 꼭 품에 안아주고 싶었는데 그런짓을 하면 징그럽다고 싫어하니까 ㅎ 헤어지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 문득 바나나 선생님의 책 한구절이 떠올라서. 너무나 사랑스럽고 좋은 여자친구와 이야기 하다 문득 엄마! 하면서 그녀를 껴안아주며 눈물이 핑 돌았다는 구절.

S를 처음 만난 스무살부터 서른의 반절이 넘어가는 지금까지 반추해보건데 녀석이 내게 주던 많은 위안이 내가 정상적인 범주에 들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준것같다. (남편은 심심찮게 날 사람을 만들었다고 자평하지만 사실 그건 다른 인류들의 바운더리가 더 컸어.. 라고 하면 분명 새초롬해지겠지..ㅋ) 결혼식때 S가 건네준 편지를 읽고 얼마나 눈물이 킁킁하던지. 고맙고 미안하지만 막상 자주 볼수 없는 나의 미령한 사교성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녀는 나의 마음을 알까. 내가 얼마나 그녀를 사랑하고 생각하고 있는지. 언젠가 정말 내가 큰 사람이 되면 이 좋은것들을 많이 갚아줄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4.
오래간만에 남산에 가서 둘레길이라는것을 걷고 또 걷고. 걷다보니 걷는것에 빠져서 또 걷는 궁리를 해본다. 남산 타워 아래 스타벅스는 직원들이 정말 불친절하지만 (..) 모퉁이 자리에서 앉아서 보이는 창밖의 전경이 너무 예쁘다. 다시 한번 더 가보고 싶은 좋은 기억. 일요일의 명동은 사람이 너무 많다. 예전 어릴때 걸어다니면서 느꼈던 설렁한 바람은 남아있지 않다. 입구에 예전 파스쿠치 자리에는 엄청나게 큰 화장품가게가 들어섰다. 거기 3층에 앉아서 먹던 커피는 맛있었는데. 뒷 골목의 풍경은 여전한듯 하지만 너무 많이 바뀌어서 낮설었다. 걷고 또 걷다가 그 유명한 신상 서울력 고가를 올라갔는데 70%이상의 인류로 들어찬 길에서 허덕이다가 그냥 내려와서 603을 탔다. 집에 가는 내내 창밖에 펼쳐지는 파노라마의 풍경이 너무 즐거워 잠도 안자고 꼬박 구경했다. 서대문을 넘어 아현동을 지나서 이대와 신촌을 넘어 선유도 공원도 지나간다. 어엇 어엇 하다보니 오목교역을 지나서 집에 다 왔네. 다음엔 치킨을 사들고 603타고 선유도 공원엘 가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좀 더 더워지기 전에. 그나저나 이건 또 언제 할수 있으려나 ㅎ

요새는 남편이랑 동네 한바귀를 도는 재미가 쏠쏠하다. 오늘은 공가가 을씨년하게 들어찬 재개발 지구를 지나 내가 제일 좋아하는 언덕길에 다다랐다. 예상치 않은 길을 지나니 익숙한 풍경이 나오는 탐험같이 잔재미가 있다. 주말에는 이름도 생소한 양천둘레길이라는곳을 순시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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