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0805

아이 2007.08.05 22:34 read.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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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단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수중에 금전이 없어서)  하루종일 앉아서 종이를 묶는다. 일이 나쁜건 아니고 (그 전에 했었던거니까) 그 전처럼 아줌마들이 생 ㅈㄹ 하는데도 아니고 그냥 무난해. 하지만 꾸벅꾸벅 앉아서 종이를 접고 있는 나를 아래로 내려보는것이 정말 '참을수 없게'될 정도로 속이 뒤틀려져 버렸다.




당신은 직업이 뭐에요? 라던가 당신은 뭘 하고 있어요? 라던가 라는 질문에 그저 뭐라 대답을 하지 않아도 하하 흐흐 넘어가는건 고작 1년만에 넉다운 되었다. 속으로 쪼그라 들고 있으니 자연적으로 '인류'라는 생명체와의 접선에 난해해진다. 요즘과 같이 스스로에게 '쪽팔린' 상태에 인간들의 틈바구니에 끼어들어 있다는것은 위험하다. 점점 더 쪼그라 든다. 그 기분이 너무 그지같아서 뇌가 육포처럼 말라들어가는거 같다. 나는 뭘 하고 있는걸까 계속 생각 하고 하루 24시간을 생각하고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아주는 이 시점에서, 꾸벅꾸벅 졸면서 종이를 접고 있는 나를 보는건 너무 괴로워. 돈을 버는건 고귀한 일이지만 (그게 어떠한 일이던지 간에) 싱싱하고 예쁘고 '꿈'같은거 잔뜩 가지고 있는것 같은 그 깔깔거리는 여자아이들 틈 바구니에서 뒷방 늙은이와 같이 썩어들어가는 머리로 힘없이 종이를 정리하는 나를 보고 있노라면 길을 잃어버리고 있는 상태를 너무 절감한다고 해야할까. 아, 비약이나 미친 ㅈㄹ 이라는거 뻔히 잘 아는데 어쩌겠어 내가 정상이 아닌것을. 그냥 그 순간 너무 슬프고 우울해져. 미칠지경이야 하루 9시간을 그렇게 계속 있노라면 점점 더 썩어들어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있다고나 할까. 아 완전 이런 지랄같은 머리는 어떻게 하면 멀쩡하게 만들수
있을라나.








2.
요새는 계속 이런식이라서. 불안해. 그냥 계속 불안하고 초조하고 겁나고 ㅈㄹ같고 짜증나고 돌아버리겠고. 손에 아무것도 없고 나는 찌질이고 뭐 그런식으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 안되지만 본능적으로 도망질을 치고 있는데. 절박하게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붙어서 그 앞에서 깔깔거리고 아무것도 아닌양 (원래 하는데로) 웃고 뜀박하고 사랑하는 순간에는 이 모든것들을 다 잊어버리고 '정상'적인 상태로 머무를수 있다. 그래서 행복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들과 안녕하고 혼자 돌아오는 방 안에서 다시 앉아있노라면 그 전보다 더 황량한 부채감이 깊게 침투하고 있다는 것에 등이 서늘해진다. 나는 도대체 무엇인걸까? 살아있기는 한걸까? 존재감이 희미해지는것은 그만큼 괴로워지게 만드는것이다.






3.
난 도대체 뭘 해야하는걸까?















씨발 돌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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