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601

아이 2007.06.01 23:47 read.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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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한달간을 묵혀놓은 필름이 걱정되어서(원래 이번여행 갔다오면 한꺼번에(4롤이상이면 대폭할인(..) 할려고 묵혀놓았던것) 현상하러 갔다. 부천에는 없다. 인천에도 없다. 오로지 서울에만 오밀조밀 있는 S모 현상소(...) 저번에 하프 현상으로 심하게 데인 터라, 맨날 다니던데 아니면 못가겠다. 그런데 단골집은 노량진(!) (K님이 이주하시기 직전 거주지역이라, 일부러 그렇게 잡아놓았었는데. 이젠 갈일도 없고 너무 멀,멀어(..)) 그래도 어쩌랴. 아쉬운 놈이 움직여야 하는 동적 매커니즘에 따라. 도서관 앞에서 버스를 잡아탔다.


날씨도 꾸물꾸물한데. 그러니까 그런데. S고속의 훤-한 맨 창문을 내다보는 기분이 왜이리 좋을까. 팔뚝이 서늘해지고 뺨이 꼼질꼼질하게 오르는 기분이 묘해졌다. 닐리리 외부순환로를 달려대는 녀석의 속도때문일까, 때맞춰 들려오는  은호언니의 눈물 뚝뚝 '고마워'때문일까. 좌우당간, 계획대로라면 양평동에서 내려서 노량진으로 직행할 몸뚱이였으나. S고속이 멀끔하게 내려준다는 신촌까지 와버렸다.
(어차피 양평동에서 가나 신촌에서 가나 노량진까지 그게 그거고(중얼중얼) 더군다나 난 양평동 길도 몰랐으니 아는데로 가야지(중얼) 따위의 합리화를 열심히 시켰지만 사실 다른 이유가 (땀))





그래 온김에. 그래 온김에 정말 충동적으로 (정말? 이라지만 사실 신촌에 온건 이것때문(땀)) champions를 안으러 향으로 갔다. 수입반 20%라는 피켓에 움찔(아아 뭐야뭐야) 눈앞에 보이던 이지형 소품집에 더 움찔(에엑) 하지만 수중에 있던 금전을 꼴랑(..) 여하튼 이래저래 음반 들춰내며 구경하다가는 카드 긁어서라도 다 끌어안고 올꺼같아서 그냥 냉큼 찾아달라고 해서 냉큼 들고왔지. 아, 너무너무 기분좋아. 그냥 씨디 한장 손에 딸랑 들고 머리는 꼬리꼬리하게 부스거리는 채로 질끈 묶고, 졸다가 깨서 세수도 제대로 안하고 (꼬질꼬질) 흐멀건한 회색 면 스커트에 꾸짖꾸짖 반팔 티셔츠. 덜컹덜컹 운동화, 빙빙빙 (혹자들이 말하는 '그거 쓰면 메뚜기같이 보여'라던) 두꺼운 마이너스 안경을 끼고. 배는 고파서 쫄쫄 쭈그러 들고 있는데 난 그때 뭐 그렇게 뭐가 그리 좋다고 어깨 세우고, 기분좋게 씩씩하게 거리를 걷고 있었던걸까. 으하하하하하하.




뭐 그래서 어찌저찌 해서 노량진 까지 가서 (오늘은 왠일로 버스들이 잘 납시어 주시고) 칠렐레 팔렐레 밥 먹고 도서관 가서 또 끄적끄적 하다 졸다 말다 하고 터덜터덜 집에 왔다는 하루









1.
아아, 정말 이렇게 예쁘게 삼켜주니. 내가 널 좋아할수 밖에 없는거야 미코나야 -_ㅠ (처운다) 흐릿하고 멀겋고 괴상한 날씨도 많은데다가 막 뜀박질하면서 찍어대도 색이 너무 예뻐서. 현상한거 한장마다 다 색이 날아다니는걸 보고 완전 모니터 붙잡고 처울고 있음 (아, 저번보다 더 예쁜건 이번에 먹인 필름이 괜찮아서 그런걸지도- 으아, 근데 그거 이제 절판이라던데T-T 컥)



2.
그래서 다시 손에 쥐가 나기 시작했다는 슬픈 이야기라나 뭐라나




3.
마츠고! 마츠고 언니! 최고에요 (뒤늦은 애정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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