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904

아이 2007.09.04 04:15 read.11
















요새 제일 많이 듣는말이 '너 참으로 이상하구나' 이다. 생각해보면 내가 참 이상한것 같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그렇게 '이상하게' 되버린건가 란 의구심이 생겨서 고개가 갸웃한다. 그저 이상하다는 단어가 튀어나오면 등골에 흡착되어 점점 '이상하다'스럽게 변해지는것 같다. 하지만 이상하니까 이상하다는 말을 하는거겠지? Self를 단정짓게 되는건 다름아닌 타인으로 부터의 feedback이니까. 뭐같은 습관처럼 자리에 앉아서 목록을 작성하여 곰곰히 생각해본다.





1. 나는 뭐가 이상한걸까
2. 나는 왜 이상한걸까
3. 나는 이상한것이긴 할까?
4. 여하튼 기타 등등 -





웅울거림을 이어가기엔 손가락이 너무 아프다. 아까 막다가 잘못 얻어 맞아서 (웃음) 그런것일지도 모르고, 기본적인 기력 고갈로 인한 흐물거림 일런지도 모르고. 체계적인 생각을 정리하기엔 껍질에 남아있는 힘이 바닥이다. 아, 이런건 정말 ㅈㄹ 같은 일이다. 그래 ㅈㄹ 같은일. 금전이 쩍쩍 갈라져서, 먹고픈 복숭아를 못사먹은것도 그것때문에 온갖 풍랑에서 비껴가며 철썩이는 욕지기를 감수한것도 다 그 빌어먹을 복숭아 때문이다. 하나에서 부터 열까지 모든것들이 파륵파륵 날이 선채. '이 이상한 ㄴ'이라고 퍽퍽 살을 베어내는 와중이 목에 핏대를 올리며 '나는 절대 그렇지 않다'를 끊임없이 변론해도 나는 끝끝내 '이상한 ㄴ'이 되버린다. 우스개 소리로(아냐 웃기지는 않았고), 술자리에서 아무개가 '그런 취급을 당하는건 직업이 없어서다!'라고 말했을때 먼저 식겁했어야 했는데. 나는 그런거 따위에 전혀 신경쓰고 살지 않아요! 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14층에서 뛰어내리고 싶었는데, 이 시점에서 또 돈 50만원이 없어서, 방구석에 쭈그려 앉아서 아저씨에게 전화로 '물렁한 복숭아로 사주세요'를 찔끔거리고 있는것이 바로 '현실'이다.







별로 싫은 생각하기 싫은데, 이런식으로 오는 fd는 나를 정말 '찌질하게' 살고있는 인간으로 만들게 한다. 손아귀에 짤랑거리는 동전 몇푼을 '진지하게' 쳐다보게 만든다. 비약과 ㅈㄹ 으로 점철되는 나염 배출에 신물이 날 지경인데 (그래서 새벽 4시가 넘어서도 잠이 안와) 욱신거리는 뒷목이 아직도 지끈거리는거 보면 현실은 맞다. 왜 나를 못잡아 먹어서 안달인걸까? 내가 그렇게 만만해? 내가 그렇게 멀쩡해 보여? 지금 푹푹 썩어서 너덜거리는거 안보이나봐. 그래서 조금만 튀어나오면 '넌 왜 그런거야?'라며 나를 내리누르고, 찍어내리기 바쁜거지 그래서 나는 전혀 미안하거나 죄송한 마음이 전혀 배출되지지 않고, 그저 '금전이 너덜거리는 탓에 대접을 못받는' 찌질한 짐승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으니까. 그래서 생채기가 더 곪아가고 그쪽으로 걸어가기가 싫어지네. 나도 내 딴엔 최선을 다한건데, 도대체 왜 못잡아 먹어서 안달인거야? 내가 아둥바둥 하는건 눈에 하나도 안보이나 보지? 왜 필요할때 뒤돌아 보지도 않으면서, 싫은소리할때만 '이상한 인간'으로 내리찍어버리는건데? 나를 좀 납득시켜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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