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신상의 변동 (중요하거나 혹은 중요하지 않다거나)이 생겨도 나에게 얘기 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생각해봤다.
1) 걱정을 끼치지 않기 위함이라는 대외적 이유
2) 얘기를 한다고 해도 상담자로서 해결 방안을 제시하지 못함
3) 일신을 보고할 만큼의 중요성을 못 느낌
4) 좋지 않은 일을 마주하면 더 과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음 (그렇다고 좋은 일도 잘 얘기하지 않는거 같은데 ㅋㅋ 이건 제외)
처음에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 행위에 대해 불만을 표하고, 화도 내 보고, 나를 청자에서 누락시켜 주지 말라고(ㅎㅎ) 누누히 부탁도 해봤지만. 현재 시점에서 보건데 그런 나의 요청사항은 그다지 받아들여지지 않는거 같다. 그렇다고 계속 '왜 이야기를 하지 않는것인가'라는것에 포인트를 줘서 화를 낼수도 없는 노릇이 아닌가. 2)에서 추론해 보건데, 나는 청자로서의 역할에 적합하지 않아 탈락된것이다. 어쨌거나 듣는 행위자의 역할 또는 해결을 제시해주는 조언자 양방에서도 화자의 욕구를 충족해 줄수 없는 상대라면 뭐 그것에 대해 깨끗하게 단념하는 수 밖에 (아무리 동거인의 의무를 내세우며 요청해도 소용없는 일이란걸 깨달음) 그래서 나는 더 파고들지 않고 입을 다무는 쪽을 택하였다. 물론 이런것들로 인하여 관계에서의 나의 무익함을 느끼는것이 씁쓸하다던가, 쓸쓸해진다 던가, 문제점에 대해 돌아본다던가하는 부차적인 생각들이 뇌리에 치밀어 오르지만 이러한 나의 불만을 내지르는것이 현세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추호도 없음. 이 상황을 적극적으로 타개한다고 해서 내가 누구에게 도움을 줄수 있다고 보는가? 여러 번인을 통하여 결론하건데. 난 그런 능력이 없으니까 이 부분에서는 깨끗하게 단념하는게 옳다고 보았다. 뭐 어쩔수 없지, 내가 못 미더운 인간이라 ㅎ 그냥 뭐 걱정된다는 말을 주구장창 매달아도 상대방한테 도움이 되지 못하는건 안하느니만 못하니 말이다. 상대가 나를 도움되지 못하는 사람으로 결론하는건 씁쓸해도 그냥 뭐 것도 어쩔수 없다는 생각이다. 그건 그 사람의 판단으로서 이루어지는 결과이니까. 더 이상의 강요는 무의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
뭔가 고맙거나 잘해주고 싶거나 진짜 뭘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것저것 고민해봐도. 뭘 어떻게 해줘야 하는게 오리 무중이다. 맛있는걸 사주는것으로 나의 마음을 표하는것이 너무 단순한게 아닌가 라는생각이 들었다. 나는 M이 정말정말 많이 행복해졌으면 좋겠고, 좋은 일만 많이 생겼으면 좋겠고, 기분 좋게 살았으면 좋겠는데 내가 뭘 해주면 그 아이의 인생에 도움이 될까 싶다. 고민했는데 방법이 별로 없음. 맛있는거라고 해서 먹였는데도 입맛이 별로 없는지 깨작깨작해서 고민이다. 그렇다고 막 비싸고 좋은걸 해줄수도 없는 쪼잔한 나같은 인간이 고민해 봤자 그게 그거겠지만 ㅎㅎ... 누군가에게 마음을 표현하고 하는것이 참으로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녀석이 뭐 알아주면 다행이긴한데 별로 알아주는거 같지 않아서 고민하고 있음 ㅋㅋ 그래봤자 답도 안나오는데 (어쩐지 시무룩) 내 고통이나 그러한것들을 상대방에게 전달하지 않고 좋은 기운만 주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왜 나는 그런 배려와 스킬을 타고나지 못한것인가. 아 서투르고 답답하다. 그냥 그렇다는 기분이 들어서 좀 우울해졌다.
3.
역시 결론은 나 혼자 산골짜기에 틀어박혀서 사는게 제일 인듭. 아 인간세계는 정말 나랑 안맞는거 같다. 이 모든 고민과 일상이 그저 불편하고 피곤하기만 하다.
인간들과 교류 한다고 해서 내 외로움과 쓸쓸함이 제거되는것도 아닌데, 마음 한켠에 돌을 끌어안고 사는 고독함은 언제나 그대로인데. 그렇다고 나의 노력이 어느 누군가들을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거 같지도 않고. 그냥 나는 무형의 존재처럼 공기중에서 허옇게 떠다니는 먼지화 되어가는것 같은 무력감에 사로잡혀 있을 뿐이다. 타인들의 슬픈얼굴을 보는것 만으로도 스트레스가 넘쳐나는, 그렇다고 해결할수도 없는 이 세상 모두의 불행은 내가 어떻게 해야하는것인가. 그저 이 상황을 마주하며 간절한것은 집으로 가고 싶다는 간절한 욕구. 내 방의 침대를 파고 들어가 영원히 깨지 않는 잠에 빠졌으면 좋겠다는 바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