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2011

아이 2011.01.04 17:36 read.219


1.
안녕, 새해. (빌어먹을 아홉수의) 2011이여 웰캄!



2.
이제서야 좀 짬이 생겨서. 해를 보내고 해를 맞이하는 말은 매년 꼬박꼬박 적었는데 해가 가면 갈수록 그런 절차들이 옅어지는듯. 31일은 술기운에 취해 해롱해롱 엄마 손을 붙잡고 취객처럼 굴다가 어찌저찌 보냈는지 후반부는 기억이 작살이고 한달전쯤에 야심차게 새해에 처음 돋아나는 해를 보러 떠나자!라는 계획을 세웠으나, 메뚜기떼같은 인파들로인한 매진행렬 + 크리스마스 이브 보다 더 하면 더 했지 덜하지 않다는 일기예보 (1년짜리 트라우마 생성) 에 좌절하여 포기. 그저 음주금요일을 졸업하고 맞이하는 평상시 토요일처럼 이불에 머리를 부적부적 거리면서 일어나니 1월 1일이 되어버렸다. 아쉬운 마음도, 설레는 마음도, 긴장감에 파르르 타들어가는 마음도 없다. 자르지 못한 미련들에 '둘둘' 말려 방치되어있는 물건들을 남김없이 버리며 다짐 아닌 다짐을 한다. 적어도 올해에는 삶을 방기하지는 않을거라고.



3.
지옥같은 11월의 고비를 죽네 사네 하며 넘기고 나니 한결 낫다. 포기할건 포기하고, 받아들일건 받아들여야 한다는걸, 척수에 꾹꾹 눌러 새긴다. 목을 좀 더 구부리면 내 어미를 따뜻하게 할 옷 한벌은 더 건질수 있고, 내 위장을 채워줄 커피를 한 잔 더 마실수 있는데, 그 이상 못할게 무엇이 있을까? 나는 부끄럽지 않다. 나는 힘들지 않다. 나는 괴롭지 않다.



4.
다음 페이지를 넘어가려는데 오후를 또 '몰이 당하는 소'처럼 보내고 나니 벌써 오후 5시 반이다.  엄마가 보고싶다. 오늘은 집에 가서 따뜻한 밥을 먹을수 있으니 좀 더 참을 맛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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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 이 와중에 저새끼가 또 한건해서 새해부터 핏대올리게 만드네, 나를 비서로 지칭하며 초면인 외국애들한테 으레 하듯 한껏 허세를 작렬하는 척질맨트중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차라리 이딴건 나 안보는데서 해라 좀. 나가는 메일 다 보이는데다가 쓰는걸 보면 참 이새끼가 날 뭘로 생각하는지 알만도 하다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가끕씩 쓸개를 아작아작 씹게 해줘서 아주 고맙다는 덕분에 나는 또 이를 악 물고 집에 가서 영어단어를 외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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