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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2011.05.02 21:13 read.236




깊은 숲에 누워서 바다를 기억해본다. 춥고 얼음 알갱이가 모래처럼 입안을 굴러다니던 겨울의 바다. 고요한 숲에 던져진채 그 냉혹한 겨울의 바다를 생각한다. 손가락 끝이 말려들어가는 그 추위가 마치 그곳에 없던것처럼 모래도, 수면도 그대로일 뿐이다.


내가 기억하는것은 어드메의 조각일까. 누구의 것일까. 나의 것일까 아니면 너의 것을 훔쳐온것일까.  아름다운 연두색으로 덧칠한 그림에서 나던 풋내, 그것에 얼굴을 맞대고 나의 고해를 곰씹는다. 나는 너의 기억을 가져온것이 아니다. 이것은 내가 갖고 있던 온전한 나의 세계다. 그 겨울의 바다 모퉁이에 내려놓은 것들을 하나씩, 하나씩 주어담은 서투른 내것이다.


원한다면 뭐든지 다 할수있다 속삭이던 정직한 조물주가 전언한 말, 깍듯하게 잘라 내어준 노트의 귀퉁이에 적어준 그 허튼 언어.


너는 살아갈수 있다.


그건 누구의 것이였던가,  살아가는 시간은 누가 해결해 줘야 하는것일까. 손에 쥐고 있던 얼음과 모래가 한꺼번에 쏟아지며 나의 발바닥은, 종아리는, 허리는 침몰하기 시작한다. 목구멍을 틀어막는 미지근한 액채는 원래 계셨던 분이 아닌 미혹한 나를 위해 내려보낸 당신이다. 감당할수 없는 감정이 얇은 껍질의 표면을 뚫고 터지며 비로소 어린 아이처럼 울기 시작한다.



바다에 수장시킨 나의 사채에서 푸른 삭힘이 느껴져도 몸을 건져낼수 없다. 비늘도 그물도 가질수 없는 내겐 아무리 권리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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