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벽 5시에 눈을 떳는데 등에 식은땀이 흥건했다. 배가 아프긴 한데 졸음이 가득해서 내가 아픈건지 이불이 아픈건지 아프다고 생각을 한건지 애매모호한 상태. 샴푸거품으로 가득찬 두피를 벅벅 문지르면서도 밥 먹고 나서 약 먹으면 괜찮아 지겠지라고 두리뭉실하게 생각하다가 5분도 안되서 젖은 머리 상태로 파우더룸 (정확하게 화장실 문앞)에 널부러져 버림. 그것도 상당히 꼴사나운 상태로 (누ㄷ..=_=) 하복부를 관통하는 그 통증은 안당해 본 사람은 정말 모를것이다. 동생은 암 덩어리가 (암같은거 걸려보지도 않은 주제에) 뱃속에서 쥐어짜고 있는것 같은 고통이라 표현했는데 그 말을 동감했다. 이성적인 인간은 벌거벗고 바닥을 나뒹굴지는 않겠지만 그런 체면 따위를 접어낼수 없을만큼 고통이 작렬해서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지에 대한 자각이 없다. 예전 사무실에서도 한번 이렇게 발작이 나서 책상아래에 널부러진적이 있는데 맨 마룻바닥에 나뒹구는 쪽팔린 꼬락서니를 모든 사람들에게 관람시켰다 (...) 물론 그때는 쪽팔린거고 뭐고 하나도 상관없이 그저 집에만 가고 싶은 생각뿐이였고. 하여튼 고통의 사이클을 절단하기 위해서는 진통제를 먹어야 했을 뿐이고 진통제는 아침 취식후 먹기 위해 식탁위에 가지런히 올려놓은 상태였을 뿐이고 고로 먹으러면 식탁으로 향해야 한다 가 다음단계의 명령어인데, 그저 데굴데굴 굴러다니는것 이외엔 어떠한 육체의 이동을 시도할수가 없었던 나는 몸이 아닌 약을 내게 이동시켜줄 다른 이 (엄마님)를 불러야 했다. 그런데 하필이면 엄마는 이런 내 구조요청을 듣지 못할 원거리에 있었을 뿐이고 (...) 나는 엄마를 꽥꽥 부르며 점점 울기 시작할 뿐이고 (...) 그러다가 귀 밝은 나의 동생이 달려와 막장의 시한부 영화를 혼자 찍어대는 나를 발견하여 약을 먹이고 이 모든 상황은 깔끔하게 종결되었다..........................................가 아니라.
시발 젠장할 진통제는 투약후 기본 30분은 지나야 먹히는거냐. 약은 먹었으나 도저히 진정이 되지 않은 상태로 거의 30-40분을 바닥에서 꿈틀거렸다. 당장 해야 할것이 없어 그저 기다려야 한다는건 얼마나 개ㅈ 같은 상황인가. 짐짝같은 몸뚱이에 전기 찜질팩을 끌어안고 이제나 저제나 언제쯤 이 고통이 물러가 평화를 안겨다 줄것인가 기다리며 빽빽 울어대니. 우리 여사님은 어쩔줄 몰라 과년한 딸년을 애기처럼 끌어안고 얼르고, 아프다 하니 배를 문질러주고, 손발을 주물러주느라 아침부터 고생 아닌 고생을 (-_ㅠ) 그런데 시간은 흘러흘러 지각하지 않으려면 당장 옷이라도 줏어입고 뛰쳐나가야할 타임라인이 되었고. 그래도 가야한다는 본능에 주섬주섬 몸을 일으키려고 하는.....데 도저히 나갈 자신이 없는거다. 4년동안 일하면서 이런 기분 처음이야. 원래 일 하러 가는게 싫긴 했지만, 발이 안떨어진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위장이 꼬여도 땀 뻘뻘 흘리며 꾸역꾸역 돈 벌러 나갔는데... 머리를 말려야 된다 시늉을 하는데 어라 드라이기가 손에서 미끌어져 ㅋㅋㅋㅋ.ㅋ..ㅋㅋ 몸뚱이는 존나 솔직한 존재들이다. 그래도 입으로는 연식 가야한다는 말을 중얼중얼. 그래서 결국 우리여사님 폭ㅋ발ㅋ. 미련한 년처럼 굴지 말라고 (집구석이 돈이 없어 죽는것도 아닌데 맨날 돈돈 거리며 사는게 꼴갑이라고 하시는 ㅋㅋㅋㅋㅋ 사실 생활비도 안내고 얹혀사는 주제에 혼자 벌어먹고 혼자 쓰는게 뭐 이렇게 버겁게 구냐며 ㅋㅋㅋㅋ 내가 생각해도 나는 존나 꼴갑인 구석이 있다는) 그냥 하루정도는 쉴수 있는거 아니냐고 하는데 안된다고 하면서 이미 내 발은 나의 침대쪽으로ㅋㅋㅋㅋㅋㅋㅋㅋ그냥 30분만 누웠다가 가야겠다 하니까 선량한(웃음) 나의 동생은 정직하게 알람을 30분에 맞춰놓겠다고 하는거 아닌가 하지만 내가 그딴짓을 하지말라고 괜히 버럭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때부터 나는 가지 않겠다는 마음 (금단의 선을 넘어버림) 갖게 되고 만것이였다. 뭔가 애절하고 강박적으로 둘둘 말려있는 둘기들이 한켠에서 훌훌 날려보낸것만같은. 그냥 정말 이렇게 살다가 죽을 바에는 다 때려치면 그만 아닌가라는 공수레공수거같은 생각으로 편히 한시간 반을 쳐 자다가 8시 반에 느지막히 기상하였는데 마치 천년묵은 산삼을 먹은것처럼 몸이 날아갈것 같았다 (아침에 그 생쇼는 마치 꿈속의 지랄병같이 아련하게 느껴지는) 미련한 딸년이 소화가 안될까봐 매일 아침마다 끓여주시는 (..) 죽을 먹고 천천히 집을 나서는데 아침 아홉시의 햇빛에 반짝거리는 버스정류장 (사람도 없는)을 보는데 너무 좋아 죽어서 날아갈것 같았다. 그리고 여전히 '아 될대로 되라지' 라는 마인드로 간도 크게 지하철도 아닌 배차시간 20분짜리 광역버스를 타려고 경유지로 가는 버스를 잡아탔는음 근데 눈앞에서 한대가 지나가고 (역시 안될놈은 안돼ㅋ) 지나가는 버스 꽁무니를 보고 씹욕을 두어마디 뱉다가 금방 아 될대로 되라지 라며 커피를 사마시러 갔다는 ㅋ 그리고 바닐라라떼를 쪽쪽 거리며 버스타고 룰루랄라 10시 반에 서초역에 똑 떨어짐. 이런 날을 위해 사장은 서초역에 딱 달라붙은 건물로 사무실을 이사한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싶어 고맙기까지 했다는 (사실은 오늘 얼굴을 안봐서 더 고마운것일지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50mg 나프록센의 힘인가 막간의 햇볕과의 조우 덕분인가 과한 감정에 몽롱히 부유하고 있다. 정말 세로토닌이 부족해서 우울증에 걸렸던 것일지도 ㅎㅎㅎ 8시간 텀으로 투약을 하라는 설명서에 맞춰서 아프지 않아도 2시에 미리 약을 먹어버렸으니 저녁까진 괜찮겠다. 아픈건 싫은데 약을 먹는건 싫다. 약 먹는거 원래 안좋아했지만 중국산에 쇠 섞인 가루를 구입하더라도 그냥 만들어린다던가, 이물 있어도 캡슐컬러가 어두우면 먹는 이가 식별이 불가하니 그냥 밀어서 판다는 것 따위를 보고 듣고 사는데 더 먹힐리가 있나(순대장사는 순대 안먹는거랑 비슷한 이치?) 그래도 그 통증을 다시 마주할 자신이 없어서 먹는다. 이번 주말엔 정말 꼼짝도 안할 명분(..)이 생긴 덕분에 침대에서 죈종일 누워있겠다. 앞일따위 생각 안하고 공부도 때려치고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탱자탱자 노니까 뒤틀렸던 내장이 제자리에 찾고 스트레스로 생긴 가려움증이 잦아들고 있는 지금. 나는 정말 '아무것도 안하는것'이 진정 적성에 맞는것 같다는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다.
2.
그래서 앞일 생각 안하고 때려칠까 말까를 고민하고 있다는
(하지만 그렇게까진 대범하지 않은 소시민)
3.
솔까말 파수니들은 답이 없지만, 어딜 가던지 간에 한마디에 우르르 하고. 조금 좋다 싶으면 다 좋다고 왕왕거리는말들을 보면 답답함에 울화가 치밀음. 특히 가끔 떡밥 줏어먹으러가는 모 커뮤니티는 답이 없음. 왜 파수니들의 대화를 듣고 있는게 이렇게 짜증을 유발시키걸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예전에 두피빠질로 크게 당한 이후로 깨달은 큰 진리는 수니질은 단체로 하면 좆ㅋ망ㅋ 이라는거. 그래 뭐 나같이 생산력 없는 애들 보단 왕왕 뛰어다니는 애들이 박재범이 인생에 크게 도움된다는건 알겠으니 아닥하고 있지만 ㅎㅎ 그 쥐어짜고 쥐어짤수록 나오는 고나리들은 좀 넣어두면 안되겠냐는. 노래 하나를 들려줬더니 이건 뭐가 별로고 저건 뭐가 별로라는 소리를 하는데 그게 '너는 크게 될 놈이니까 이런 사소한걸 해서는 안된'다는게 조언의 이유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언제부터 파수니들이 오빠의 앞길에 카운셀링을 해줬는지 옛날같았으면 3D 축구 영화 찍는걸 군소리 안하고 30번은 더 돌려봤어 이 사람들아
아 근데 싸이더스를 박재범이의 인생에 커다란 구원자 라던가 영원히 지속될 바운더리 같은걸로 여기는건지 이해가 잘 안 (...) 어차피 그 나물에 그 밥이야 장사 안되면 때려치는거 똑같은데 ㄱㅅㄲ 라고 트위터에 얘기 해준게 커다란 독립투사가 된거마냥 대접해주는거야. 결국은 방송출연으로 '홍보'를 해야하니까 은근슬쩍 애한테 사과문을 쓰게 했으면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발 난독증인 새끼들이 그거보고 '그것봐 XX에게 임신시킨게 맞잖아'라고 씨불거리는데. 그 꼬라지까지 감수하면서 방송으로 '홍보'해야하는건 애 음반을 팔아야 하니까. 솔까 성공보다는 좋아하는 노래 하면서 살고 싶다고 하는 박재범이의 가다에 '영원히 두피엠을 기달리거에요'라는 신파가 어울리냐...... 어휴 그 와중에 또 친절하게 JYP는 여섯명이 우애가 너무 깊어서 6명이 숙소생활을 선택했다는 얼척없는 언플의 기사를 날려 얼척이 없게 만들어주셨으니 결국 윗대가리들은 원하는거 받아잡수시고 서로 윈윈
하여튼 4월 앨범 존나 잘 되서 진짜 너 하고 싶은 노래 하면서 살아라 이 누나가 존나 피눈물 흘리면서 스트리밍 돌려주고 투표 광클한다 기다려라 -_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