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110519

아이 2011.05.19 17:39 read.250


1.
이건 입으로는 주구장창 나불거리면서 얼굴은 웃고있는데 사실 속은 웃는건지 어쩐건지 파악이 안되는 뉴런 단절의 상태랄까. 감정적인 교류를 즐기는(?)축에 속한다고 자부했던 내가 바운더리 외부의 인물들도 아닌 내부의 인물들(나아가서 부모, 형제까지) 에게 이런 식의 감정을 느끼는게 놀랍다.


그러니까, 웃기지도 않는데 어거지로 웃는게 아니다. 분명 '웃는' 순간 나의 뇌세포에 퍼지는것은 '즐거움'이 확실하다. 그러나 이후에 느껴지게 되는 아득한 나의 자아는 낯설은 벌판 언저리로 향한다. 5m정도 상공에 슬그머니 떠올라서 '웃고있는'나의 육체를 관찰하고 있는것 처럼, 느끼고 내뱉는 배설이 합일되지 않고 타자처럼 분리되는 현상을 체험하고 있다. 장거리를 뛴 이후 밀려오는 노곤한 피로가 앉아서 즐겁게 웃고, 떠들며 놀던 사람의 어깨에 메달리는건 참으로 이상한 일이 아닌가. 하지만, 이것 또한 out of control. 이런식의 이상현상의 체험이 나를 더 다루기 난해한 동물의 세계로 몰아가고 있음을 깨달으며 (더이상의 발버둥치는 저항은 미련하고 덧없음을 충분히 이해하는 늙은이의 입장으로) '이름을 알수 없는 병'에 미적지근한 수기를 하나 더 추가시킨다.




2.
어째서 7년동안 연애한 스물아홉의 여자가 향후 몇년안에는 혼인생각이 없다고 말 하면 사회적으로 흠결이 있는 이로 치부되는건지 이해가 안된다. 스물일곱부터 주구장창 결혼을 입에 달고 사시던 우리 여사님까지도 '어디 흠도 없는데 왜 결혼을 안한다는거야'라고 역정을 내시니 머리가 핑핑 돌 지경.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여사님이 진심으로 화를 내시는건 어떻게 할수도 없다. (이 빌어먹을 마마 콤플렉스)그래서 기분 맞춰드린답시고 빈말로 열심히 네네네네 거리고 있다는.


하지만 굳이 비 혼인의 이유가, 개인의 인생 계획에 의한것이 아니라 흠결사항(?)이 존재하고 있음이라 확신하고 파고드는 사람들의 심리는 뭘까? 정말 K와 내 얼굴에다가 '돈도 먹고 살 만큼 잘 벌고, 우린 서로 무진장 사랑하고 있어요'라고 써붙이고 다녀야 하는건가. 하트 뿅뿅으로 치장한 문자질이 커다란 애정질이라 온몸떨며 말하는 이들보단. 눈꼽떼주고 등두들겨주는 우리가 백만배는 더 위대한 사랑중이신데 말이다.


3.
진지하게 마주하기로 결심한 이후에 더 많은 배움을 얻는다. 이젠 정말, 어디론가로 향할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니 더 선명해진다. 죽을때까지 배우고, 손발에 힘아리 들때까지는 일 해야하는게 인간의 숙명이라면, 나는 정말 좋아하는것을 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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