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36차 고백

아이 2011.08.07 02:03 read.220







기다리지 않았던 마지막이 도래하는것은, 유한한 인간의 시계에서는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바라지 않는다는 이유로, 엄습하는 고통을 쓸어담는 과정을 거듭하는 미련함을 반복하고 만다. 학습은 경험을 충족시켜, 좀 더 고차원적인 인간으로 진화시킨다고 하지만 이것만은 변하지 않는다. 나는 언제나 지옥의 입구 앞에 발끝을 애처로이 세우며 구걸한다. 제발, '내일'이란것이 다가오지 않게 해달라고.


이곳이 아닌 다른곳에서 찾을수 있을까 하는 미혹한 기대감으로 얇게 슬라이스된 공간을 뛰어넘었으나 찾을수가 없었다. 처음부터 그것은 존재하지 않았던것일까, 둔한 손등을 쓰다듬으며 속삭이던 명상의 말미에 닿아지지 않을 어떤것을 부르며 (꿈속을) 헤매고, 후회했다. 애초부터 나는 이것을 가질수도, 만질수도 없던 몽매한 티끌에 불과했던것이리라.


시간의 경과를 허리춤에 통증으로 갉아버릴 칼날이 무뎌진다. 굶주림의 근원을 긁어내며 속삭인다, 살아남기 위해 타인을 거들먹거리는것이야 말로, 그의 허락없이 부채를 유예시키고 마는 것이다. 가장 괴롭고, 거북하며, 부인하고 싶었던 삶으로서 돌아가기 위해 이 고통의 사이클을 지나온것이다. 이 얼마나 비참한것이랴, 나는 결국 그의 발아래에 허무함으로 투신하고 말았으니.


안개로 가득한 이곳에서, 나는 그 어느것도 느끼지 못함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아둔함을 현명함으로 무기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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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화된 고독으로 무장한 인간이고 싶었으나, 모자람으로 굴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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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영원히 나 이외의 세계를 이해할수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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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너무나도 사랑하는 아이러니속에 허부적거리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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