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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사람이 참 좋아. 손이 참 따뜻하다. 아주 예전부터 느낀거지만 (웃음) 아주 예전에 아무것도 아닌 시간속에서 아무렇지 않은듯 툭 그러쥐었던 그 손가락이 얼마나 따뜻하던지 나는 좀 덜컥 겁이 났었지만 (웃음) 눈도 참 예뻐. 갈색이다. 까만색보다는 느긋한 다갈색에 가깝지만, 색이 참 선명해서 부러웠었어. 반짝반짝 했으니까.덜걱덜걱 아무리 닦아내도 나는 좀 다가가기 힘든 빛깔이랄까. 또렷하잖아. 사실 너무 또렷해서 휘휘 손을 저었더랬지만, 그게 너무 또렷하니까 또 안고 싶었다고나 할까. 자꾸 욕심이 나더라고, 1층 도서관에 앉아있는데 저 입구쪽에서 멀끔한 뒤통수하고 책읽고 있는거 보면 막 눈이 반짝거려. 약간 좀 덜컥덜컥 했지만 그래서 막 아니라고 계속 '나는 네가 참 싫은거 같아' 라고 중얼거려도 어쩔수 없어 멀리 가는건 참 안되는거잖아 그런게 (웃음) 나중에는 가리봉역에서 타는 시간까지 계산해서 아침 8시 몇십분에 '아 여기서 타시는거에요?'라고 셀죽웃으며 말도 걸어보고












사실은 열번이나 넘게 그 역에서 네가 탈까 말까를 기다렸다는게 타는 칸도 계산해서 (웃음) 어느날에는 글쎄 칸을 계산을 잘못해서, 수원역에서 내리는데 저 먼 칸에서 내리는거야 글쎄 (웃음) 그래서 두어칸 너머 저 멀리서 내리는거 보는데 한눈에 들어오는데, 그 계단을 투닥투닥 올라가는걸 멀겋게 보고있었다니까 그냥 가서 '아 지금 가시는거에요?'라고 물어보지도 못하고 (웃음) 버스 정류장까지 한 대여섯보 멀리서 가는거 총총 따라가고(웃음) 다큐수업은 정말 별로(!) 였지만, 그래도 같은 조 한다잖아. 친구들은 하나도 안듣고 (웃음) 그거 핑계로 '아 저 친구들 없어서 같은 조 안하면 안되어요'라고 마구 우겨주고 결국엔 반학기 내내 옆자리에서 셀죽셀죽 거리고, 밥먹을때도 베시베시시 거리고 (웃음) 글쎄 밥을 먹으러 가는데 따뜻한 물을 받아주셨던걸요 정말 그런거 보면 상냥해 참 그게 (웃음) 어쩔때는 버스에서 같이 앉아갈려고 막 머리로 순서 계산해서 타기도 하고, 맨날 가는 길도 돌아서 가기도 하고, L언니랑 이야기 할때는 '아 나는 참 그사람이 싫어요'라고 퉁얼거리고 (킥킥) 그러다가 우연히 마주치면 막 등골이 서늘해, 글쌔 학생회관 앞거리에서 저 먼 도서관 계단을 투둑 거리며 내려오는 그림자만 봐도 막 가슴깨가 톡- 끊어져 버려서, 등이 서늘해서 표정이 막 파슥하게 꿈틀거렸다니까.









난 참 그사람이 좋았어. 지금도 너무 좋아 뭐 미울때도 많지만 (웃음) 좋은게 너무 많아 손은 여전히 참 따뜻해, 눈도 여전히 참 또렷하게 반짝거려, 여전히 그런건 참 부러워. 선명한 생각이 좋아. 별로 물들지 않잖아. 그런거, 그래서 나는 또 쳐다보고 또 마음에 담아두고 또 마음을 덜컥 품으면서 그렇게 살아.













네가 살아있으니까 나도 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