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 여름의 판타지아: 별 다른 얘기도 아니고, 거창한 거장이 창출해낸 유니크 스토리도 아닌데 꽤 마음에 오래 남는다. 이것저것 하다가 가끔 눈을 감으면 초록빛이 가득했던 산비탈의 작은 집들이 오밀조밀했던 장면들이 스쳐 지나가고, 같이 걸어가는 길에 수줍게 웃어주던 여자의 얼굴이 떠오른다. 나도 만드는걸 하(고싶)은 사람인데, 재료를 찾으려 고조 시로 훌쩍 떠나고 싶어지게 만드는 본격 일본관광 권유 로맨스라능 ㅎ
- 새벽처자의 웃는 얼굴이 어여쁜 장면이 필요했는데, 아무리 뒤져도 찾을수가 없어서 슬픔 (시무룩)
+ 혼자 떠난 여행지에서 말을 거는 낮선사람을 경게해야하는게 현실이거늘. 만들어진 가상의 이야기속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은 모두 친절하고 상냥하다는게 참으로 신기함. 작은 시골마을의 카페에서 오손도손 모여서 하루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대화소리가 따뜻하게 느껴졌다.
2. 화요일 밖에 안되었는데 너무 피곤하다. 온나라가 메르스 머시깽이로 난리가 나서 시끄러운데 (무려 우리집에서 4km밖에 떨어지지 않은 병원은 폐쇄되기까지 함) 이러저러한거 신경쓸 겨를도 없이 정신없고 바쁘고. 하루종일 털털 털리고 난 이후 나는 뭔가 빈 껍데기만 남은 상태로 머엉. 해지기가 일쑤임. 집에 가고 싶다. 진짜 더이상은 사람을 상대하지 않아도 되는 밝은 (어두침침은 싫어) 따뜻한 골방으로 도름질을 쳤으면 좋으련만. 무언가를 생각하고 토해내는 행위들이 귀찮고 버겁다. 같은 얘길 또 하고 해야하는 일들의 반복, 같은 상황에서 언제나 약자의 자세로 다리를 고쳐앉고 그들이 나를 밟고 지나가는 광경을 제 3자처럼 바라봐야 하는 삶은 지긋지긋하구나.
3. 옆자리 괴물군: 오래간만에 새로운 이야기를 접해서 즐거운데 13회는 너무 짤막함. 나는 정말 시즈쿠가 너무너무 부럽다. (그 결단을 내릴수 있는 인간이라는 사실이) 아 나도 그 시절로 돌아가게 되면 선택할수 있었을까. 끌려가지 않고?
4. 피곤이 극에 다르면 지하철 의자에 앉은채 상상한다 나의 목을 잡아맨 줄을 저 위의 선반에 걸어두고 천천히 아래로 누워버리는 결말을. 잠이 드는것처럼 마무리 할수 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