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편견

아이 2009.08.04 15:03 read.319

2009 0803      오만과 편견 - Jane Austen





1.
" 언젠가 이런 얘기를 하신 적이 있으시죠, 다시 선생님. 좀처럼 남을 용서하지도 않거니와 한 번 생긴 원한은 풀지도 않는다고요. 그렇게 하시려면 상당히 조심해야 될 거에요. "
" 그렇습니다."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편견 때문에 무모해지는 건 생각지 않으세요?"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죠."
"처음에 올바른 판단을 내려두는 것이 의견을 바꾸지 않는 사람들의 독특한 의무라고 생각하는데요."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질문을 하시는 건가요?"
"선생님의 성격을 알아보려는 것뿐이에요. 그것을 확실히 알고 싶어서요."
엘리자베스는 심각한 표정을 지우려고 애쓰면서 말했다.



2.
이윽고 엘리자베스는 지금 막 들은 이야기를 회상했다. 한참 생각한 후에 겨우 어울리지 않는 그들의 결혼에 점차 동감하게 되었다. 콜린스 씨가 사흘 동안에 두 번이나 청혼을 했다는 신기한 사실은 그가 이제 승낙을 받은 데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샬로트의 결혼관이 자기 생각과는 전혀 다르다는 것은 엘리자베스도 늘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현실적인 이익을 위해 모든 고상한 감정을 희생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콜린스 씨의 아내 샬로트, 아무리 생각해도 샬로트에게는 굴욕적인 듯했다. 엘리자베스는 친구가 스스로 자신을 욕보이고 품위를 떨어뜨릴 결정을 한 것에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친구가 선택한 운명이 꼭 행복을 보장한다고는 장담할 수 없음을 느꼈다.



3.
엘리자베스는 부르짖었다.
"내 행동은 얼마나 비열한 것이었을까! 사람을 보는 눈이 있다고 언니에게 뽐내면서 관대한 언니의 솔직함을 비웃고 공연히 불신과 허영에 만족한 내가 아니었던가! 그러나 부끄러운 일이냐! 아니 마땅하지, 마땅한 일이야. 사랑에 흠뻑 빠졌다 해도 그 이상 어리석고 우둔하지는 않았으리라! 그러나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허영, 바로 그 허영이 과오를 저지르게 했다. 한 사람에 대한 편파적인 호감에 만족하고 다른 한 사람에 대한 멸시에는 화를 내며, 결국 나는 처음 사귈 때부터 편견과 무지를 사모한 셈이고 두 사람의 일에 대해 이미 분별력은 잃고 있었다. 이 순간까지 나는 나 자신을 전연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4.
"아마도 그들 두 사람의 교육에는 근본적으로 잘못된 점이 있었나 봐요, 한 사람은 모든 미덕만 지니고 있고, 또 한 사람은 미덕에 대한 허상만 지니고 있으니 말이야."

"전에 넌 다시 씨란 사람이 그 미덕의 허상조차도 지니고 있지 않다고 생각했었지만, 난 그렇게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더."

"그래도 난 아무 이유도 없이 그렇게 그를 싫어하게 되었고 그것이 좀더 비범하고 영리해 보일 거라고 생각 했어. 그렇게 하면 사람의 천성이 자극을 받아 지혜가 열리게 되거든, 한 마디의 올바른 말도 하지 않고 남을 항상 욕해도 상관 없지만, 무언가 때때로 재치있는 말을 하지 않는다면 비방할 수는 없지 않겠어?"



5.
그녀는 수치와 괴로움으로 어쩔 줄 몰랐다. 팸벌리에 오다니, 세상에서 가장 재수없고 주책없는 일이었어! 그가 얼마나 이상하게 생각했을까! 그렇게도 자존심이 강한 남자에게 이 얼마나 창피한 노릇인가! 내가 일부러 자기 앞에 나타난 것으로 새각하겠지! 아! 내가 왜 왔을까? 그는 무엇때문에 예상보다 하루 먼저 왔단 말인가! 다만 10분만 일찍 나왔더라도, 나를 알아보지 못했을 텐데, 왜냐하면 바로 그때 도착했거나, 말이나 마차에서 내렸을 것이기 때문이다. 엘리자베스는 몇 번이고 이 뜻밖의 만남에 낯을 붉혔다.



6.
"내가 한 번 거절했던 사람에게서, 어떻게 그의 사랑이 되살아나기를 바보처럼 기해할 수 있단 말인가? 남자들 중에서, 같은 여자에게 두 번씩이나 청혼하려는 사람이 있을까? 그만큼 모욕적인 것이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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