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20090804

아이 2009.08.04 23:59 read.342





2009 0804  위기.




이젠 뭘 해도 재미없다! 이 소스는 이제 바닥이 나버린건가. 해야할것을 정해놓고 하나하나씩 추려야 했는데, 흥미가 떨어져서 당췌 손이 뻗어지지 않는다. 휴일 4일째, 정확히 말하면 휴가 이틀째 접어들어 느끼게 되는 촉박감과 무미건조함이 동시에 나를 뒤덮으며 쪼그라 들게 만든다.


미친년 처럼 골방에 틀어박혀 데이타맨 편집기를 채워넣는다. 별거 아닌데, 신들린 망령처럼 줄줄줄 써내려 가는것에 목을 매달고 있다. 재미는 없는데, 도대체 발길이 뒤로 떨어지지 않는다. 병에 걸린거 같다. 약도 없다. 더위에 찔끔찔끔 땀이 베어나오는 공기까지도 마음을 허덕이게 만든다. 보고싶은것도 없고 하고 싶은것도 없고 먹고 싶은것도 없고 자고 싶은 마음도 없지만, 해야할것을 정해야 하고, 시간이 지나면 어김없이 배가 고프고, 11시만 되면 졸음에 걸린 두 눈이 절로 셔터를 내려버리고 오늘 영업 종료를 알린다. 이 빌어먹을 사이클에 동참해야 하는 리듬이 짜증날 뿐이다.


등산갔다가 PMP 액정을 골로보내고, 삼만 오천원 수리비를 내놓으라길래 고치지도 못하고 (돈이 없는건 아니지만, 어설프게 책정해놓은 '적정 소비 가격'에 삼만원은 훨씬 웃도는 숫자라 쉽사리 지갑이 열리지 않는다) 방구석에 처박아 버렸다. 속상한건 1시간도 미처 남지 못하고, 남일마냥 맹숭하게 넘어가 버린다. 바꾼지 일주일도 안된 핸드폰이 아스팔트 바닥위에 나뒹굴며 돌이킬수 없는 생채기를 온 몸뚱이에 덕지덕지 처긁어대도 속이 쓰리지 않으니 희안한 일이다. 물욕을 넘어선 성인의 반열에 올랐다고 좋아해야 하는걸까, 아님 자극적인 일에 너무많이 시달려 이런것에 무미건조해져 버린 나의 감정체계를 걱정해야 하는걸까? 한가지의 답을 내는걸 너무 좋아하는 타입은 사회현상이 단답으로 그칠수 없다는것은 미처 파악하고 살지 못하는 모양이다. 질문하고 답하는 습관은 인간을 다소 피곤하게 만든다.




하여튼 나는 지금 (금쪽같은) 휴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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