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새것을 불러일으키는 분기선은 더이상 가슴에 뜨거운 바람을 불어넣지 못한다. 냉증에 찬 나는 여타의 인종과 다를바 없는 염세적인 소시민이자 고뇌를 멈출수 없는 미물이기에, 땡볕에 드글드글 끓어버린 여름의 1초나 질퍽한 눈송이가 덕지덕지 치발리며 지나가는 12월 31일의 1초엔 차이가 없다는것을 알고있다. 개척하지 않은 세계는 더이상 없다. 설레이는 기다림을 끌어모을 달큰한 설레임도 없다. 눈을 뜨고 만원 지옥철에 몸을 뒤섞이며 비명으로 지나갈 또 다른 하루가 남아있을 뿐. 벗어나고자 하려는 마음은 끝내 지옥이리라 - 누군가가 교묘한 변명으로 중얼거리던 속삭임이 기억의 뒤안길에 모호한 또아리를 틀고 누워있다. 어제의 치졸한 현실과 조우한 나의 비겁함을 너저분한 천으로 닦아내며 우는것만으로는 '지금'을 위로할수도, 이해할수도 없다. 나는 이렇게 어제와 다르지 않은 경멸로 어리숙한 자아를 후려치며 미래를 이야기 하기 시작한다. 반갑지 않은 한해를 버텨내기 위한 인사와 함께.
2.
새해의 첫 날을 실컷 마마파파걸 모드로 치덕치덕 등줄기에 달라붙어 하루를 보냈더니 바닥까지 끌어내려앉은 눈금이 겨우 빨간 범위에서 벗어날수 있게 되었다. 깡마른 겨울 햇빝이 내려쬐는 방 안에서, 묵묵한 체온이 가득찬 냄새를 온 폐부로 들이밀며 파고드는 엄마의 품이야 말로 내가 가진 유일한 '좋은 곳' 이 아닐까.
모든 사람들이 이 사소한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삶이란 지키기 위한 투쟁과 투쟁의 반복이라는 것을 서른줄에 어렴풋하게 깨닫는다. 얻고자 하는것 보다는 빼앗기지 않기 위헤 둘러치는 바운더리와 같은 '손'에 대한 것도.
3.
지금 나를 가장 괴롭게 하는것은, 내장을 갈라내어 탈탈 다 털어내도 만족을 못하는 '돈벌이'란 괴물을 상대하는것 보다. 그 인간의 틈바구니 속에서 까맣게 썩어들어가는 '나'를 방치하고 있는 무력한 내 자신을 마주하는것이다. 유복한 기름과 바꾸기 위해 정신의 순결한 영역까지 칼로 도려내어 팔아내고 있는 영악한 내 자신을 바라보며 치밀어오르는 감정의 경계선을 눌러내지만 나는 또 벗어날수 없는 암흑으로 한걸음 더 뻗어가기 시작한다. 이건 필시 잘못된 일이다. 발끝의 터럭까지 흔들리게 만드는 외침이 벌겋게 번져가는데도, 노오란 거품이 콧잔등을 넘어 미간까지 들어차며 숨통을 옥죄는데도, 어째서 나는 흘러가게 놔 두는 것일까. 어째서 어꺠를 잡아 물속에서 건저내려 하지 않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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