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이런식

아이 2010.01.31 14:16 read.360






1.
작은 어금니의 귀퉁이가 깨져서 (아마도 억센안주를 씹어대서 그리 된것으로 추측) 2주를 근근히 버티다가 결국 안되겠어서 억지로 치과에 갔는데, 치료에 시달리는 육제의 고통보단 치료비가 나열된 정산서를 보고 엄습하게 되는 정신적 쇼크가 더 나를 곤혹스럽게 만든다.




2.
정말 사고 싶은 물건들 - 모 덩크로우, UR-E02, 보드데크(이건 거의 불가능한거니까 배제함), 아이팟 따위를 생각하면.


수중에 있는 통장들을 규합하거나, 미약한 금전출입자들을 위해 고안된 혁명의 매개체 '신용카드'를 과감하게 할부로 긁어댄다면 이루어 질수 있수도 있다. 그러므로 이 때엔 인간의 내적 고뇌만이 장애물이 된다. 생각의 터널로 빠져든다.


소비생활로 인해 충족되어 지는 욕구를 감안한다면, 단숨에 물욕을 쟁취하여 돌아서면 그만이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어려울거 하나 없는데, 갈등을 3박4일동안 머리에 옭아메던 나는 결국 더이상 고민하는게 귀찮다는 이유로 다 때려쳐버린다. 못 사서 죽은 귀신 등짝에 붙어있는게 정말 죽기보다 괴로우니 어찌하면 좋겠나 벌벌 거려도, 때려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다. 이 없으면 잇몸으로 버틴다. 가끔 생각나서 속이 쓰려도 그냥 생각 안하면 그만이다. 사실, 끙끙거리며 선택지를 끌고 사는게 짜증나서 귀찮아서. 다 때려치는게 속편하다는걸 터득했다는게 맞는것일지도 (귀찮음이 물욕을 넘어선 가치를 형성하는 희귀한 현상)



3.
8할의 일을 하고 있는 와중에, 새로 도입된 9할의 일중 반을 떠맡기는게 현실상 불가능 하다는걸 두달만에 깨우친 저 몽매한 집단이 내게 '이러이러 하니까 너에게 전적인 서포트를 해주겠다'라고 하는 말이 어찌 이리 우스꽝 스러운지 모르겠다. 괴상한 병을 가진 나는 누가 나에게 쉬운소리나, 가벼운 소리를 하는걸 못 견디는진지병자 (..) 특히, '일'이라 명명되어진 범주에서는 기를 쓰고 끌어안고 산다. 이딴 걸로 일 중독자란 소리 듣고 싶지 않은데, 아 그러니까. 문제는 내가 이 '금전 생산'의 방식을 하나부터 열까지 도저히 받아들이고 살수 없게 되어버렸다는거다. 시간 낭비다. 시간 낭비라고. 뭘 하고싶어도 도저히 짬이 안나는 이 시간의 귀퉁이에서 나는 도대체 뭘 하고 사는걸까. 란 고민만 끌어안고, 화수분도 아닌 나의 귀한 정신을 이곳에 쏟아붓고 살아서 자기 혐오만 더 커졌다. 돈에 영혼을 파는 값싼 이 처럼 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번달은 정말 견디기 힘들다.




4.
그래서 미친듯이 배설물을 뱉어내듯 글을 쓴다. 그것도 쓸모 없는 일이지만. 도피는 이제 때려쳐야 할 때가 왔는데. 혀뿌리가 뽑힐만큼 쓴 커피가 마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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