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 20100713

아이 2010.07.13 01:27 read.294




불안감을 벗겨낼수가 없다. 초조하고 불안하다는 기분에 명치가 묵직하다. 내일 모래 종말이 도래한 들풀처럼 바람에 휘청이며 어깨를 떤다. 내일 아침에 눈을 뜨면 같은 곳에 같은 2호선에 같은 사람들 사이에 몸뚱이를 찢이기며 가겠지. 통장에 하루에 한두푼씩 떨어지는 이잣돈을 보며 좋아하기엔 내 청춘이 아쉽다. 그래서 더 불안한걸지도 모르겠다. 쌀 가마니만큼 크고 무거운 생각이 손등위에 메달려있어 이렇게 한뼘조차 움직일수가 없는걸까. 그 무엇도 하기 싫다는 '본능'에 시간을 압도당한다. 하루종일 숨만쉬고 누워있고 싶다는 '바램'이 먹어야 버티는 피둥한 손가락 사이를 건조하게 스치고 지나가도 나는 그것에 복종할수 없다.


그저 간단하게 생명줄을 잘라내면 그만이라는 허영을 버린다. 마음의 한켠을 부유하는, 선명한 그것이 내게 말을 건다. 삶은 귀한것이다. 미약한 공기 한줌으로 시간을 이어가는 어떤이의 앞에 떳떳하게 서있으려면, 적어도 부끄럽지 않은 얼굴을 만들어야 한다. 슬프고 힘들고 불안한것들의 사이에서 나는 다시 또 오늘을 반으로 접는다. 이렇게 또 하루가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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