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21

admin 2020.02.21 13:37 read.96

 

 

 

 

1.

뭐랄까, 커다랗고 웅장한 왕궁이 사막위의 모래성처럼 하릴없이 부서지는 것을 그저 목도하는것을 바라보는것처럼. 일말의 허망함에 빗대어 오는 약간의 통증도 함께. 감히 고작 일년 반 정도의 역사만 쌓아두었던 내가 '감히' 평가할수 없을만큼의 더 많은 서사를 쌓아두었던 8년의 코어들이 탈주하는것을 보고 있노라니. 죄 없이 미뤄두었던 미움의 화살이 근본없이 자라나게 되었다는 슬프고 안타까운 결말. 아니 이것이 결말인가. 손편지 하나 남겨 놓고 한달 넘게 침묵과 침묵을 이어가놓고서는. 겨우 기어나와서는 타이핑으로 이야기하는 사과 아닌 사과도 아연실색이였는데.. 그게 알고보니 오후에 기사 뜨기 전 바닥 깔기 작업이였다는것이. 아 이젠 정말 실망이라는 단어를 논하기 어려울 만큼 인간에 대한 몰이해가 급박해졌다. 사실 그간의 그 어여쁘고 다정했던것들이 진정으로 거짓말이였던건가 라는 의뭉스러운 기분도 들게 되고. 도대체 무엇이 진실인건가 그동안 내가 너무 보고싶은것만 보고 살았던건가. 다른 많은것들을 기대하지 않고 그저 판타지의 세계를 다들 이쁘고 다정한 단어들로만 채우며 지내겠다고 하는 소박한 소망들은 누군가들에 의해 구석탱이에 처박히게 되고 ㅎ 그저 그 소망 하나만을 이야기 하는사람들을 단체 병신들로 몰아가는 머글들의 손가락질도 받아가면서 ㅎㅎ..

내가 너에게 애를 낳지 말라고 했니.. 아님 결혼 하지 말라고 한거니. 그냥 하고 싶으면 하던대로 살고 다만 민폐만 끼치지 말고 아름다운 이별을 해주었으면 좋겠다고한게 다 였는데. 그냥 뭐 이런건 허허 웃으면서 넘기기엔 피폐해진 모래 폭풍이 너무 커져버렸다. 그저 다같이 모여있는것 한번 더 보고싶어 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였다는. 그러니까 그건 작년 31일이 마지막이고 앞으로는 그냥 각개 전투 하면서 먹고산다는것이 어제 기사의 요지였습니다...ㅎ 진짜 보석함에 넣어둔것처럼 소중하게 간직한것을 다시 돌려낼수 없는 이 사태 누가 책임져주나요. 레스트 나 클로즈 한 허브홈들은 어떻게 돌려놔줄거냐는? 리팩 스케줄만 어그러지지 않았으면 이렇게 분노가 폭발하진 않았을텐데... 네 뭐 그렇죠. 이 와중에 멤버들 의견존중으로 방패 걸어놓는 행태가 더 빡쳐서. 솔직히 그럼 애들이 나가라고 하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앉아서 그냥 통보만 듣고 하는 애들이 뭘 어떻게 할수가 있겠냐는..왜 내새끼들로 수채구멍 틀어막는건지 그냥 이해가 안됨. 너무너무 이해 안되고 화나고 빡치고. 13일에 ㅈ 같은 손편지 볼때보다 어제의 리슨이 더 빡침.. 저도 처음이라 몰랐다고 하는 변명아닌 변명은 존나 ㅈ 같아서 할말이 없네 그럼 결혼 두번할꺼니.. ㅋㅋㅋ 아 진짜 안그런 애라고 생각하고 싶은데 존ㄴ ㅏ 병신 양아치같은 에티튜드임.. 타이밍도 존나 시발스러운게 준면이 솔로 일정 발표한 다음날이야.

팬덤와해에 직격탄으로 준면이 솔로 희생양 될건 안봐도 뻔한 일을.. 아 내가 토끼백성 1빠가 아닌데도 이렇게 빡칠지경인데 토백님들은 어쩌실가요. 준면이 한테 진짜 이러면 안되는거 아니냐? 김종대나 시발스엠이나 다 똑같음.  아 짜증나. 너무 짜증이나고 빡쳐서 견딜수가 없는 상황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웃긴게 리슨에서 시발 9인지지 하는 새끼들은 공짜밥상 (돈 안낸애들)이고 ㅋㅋㅋㅋ 막상 음원이나 뭐 그런거 소비하는 족속들도 아니고 머글들 픽 열심히 받는데

돈 쓰는 코어들이 털려서 나가는게 문제임 ㅠㅠ 병신같은 스엠은 그걸 모르는건지 아는건지.. 아 그래 어차피 애들 판은 팔아줄테니까 ㅋㅋ 라고 생각하는건가

깊게 생각 안하기로함. 올해 찬열이세훈이 2집나올거만 생각하기로함 ㅠㅠ 그래 그거라도 내줘.. 진짜 안그러면 내가 사는 낙이 너무 없어질거같다.

민석이랑 경수 나온 다음에 세상은 또 어찌 흘러 갈려나? 이 팀을 오래도록 볼수 있는 방법을 다 같이 진지하게 좀 생각해주었으면 좋겠는데.. 민석이 나올때 준면이가 없어서 흠

시발 탈덕할거야를 존나 외쳐대는 가운대에 또 모지리처럼 얻어맞아가는 불쌍한 내새끼들을 보는것이 더 마음이 안좋네.

다들 상처받고 상처받는 와중에 처음이라 몰랐어여 뿌잉 + 노력할게요를 존나 성의없이 싸재낀 새끼는 잘 살거라는게 시발... 더.. 그 새끼는 군대도 상근예비역으로 간다며? 애때문에..ㅋㅋㅋㅋㅋㅋ 시발 ..... 아 짜증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워하거나 조롱하고 싶지 않지만 왜 나를 이렇게 만든거니 ㅠㅠ

 

 

 

 

2.

빡이 치는날에는 맛있는거 먹으면서 술을 잔뜩 부어마시면 또 한결 나아지는것이다. 금요일도 아닌데 목요일의 ㅅㄷ 역은 불야성처럼 불타오르고. 진짜 맛있다고 하는 족발집에서 온갖 메뉴와 주종을 섭렵하고. 되게 오래된 맥주집을 갔다. 거긴 내가 대학다닐때부터 있었으니까 (가끔 학교 모임을 ㅅㄷ으로 할때 들렸었던) 거의 십몇년은 된건가. 지금까지도 간판 변동없이 그대로인게 신기했고. 무엇보다도 안주 구성이 존나 ㅈ 같은데도 장사가 잘되는게 신기했다 ㅎ 뭐지? 싶은 이 기분 하지만 맥주는 맛있었고 술이 정수리까지 차오를 정도라서 집에 오는 길은 휘청했다. 예전에 센베이가 너무 먹구싶다고 하는 말을 기억하는 남편이 ㅅㄷ 역에서 센베를 잔뜩 사줘서 신나게 들고왔는데 집에 오자 마자 씻고 그냥 기절하느라 몇개 먹지두 못함. 먹구싶다 먹구싶어 (후덜후덜)

 

꿈을 꾸었는데 꿈속에서 나는 아이가 나오기 전의 출산 준비물같은것을 잔뜩 사러가는데 동생은 나름의 경험자라고 옆에서 이것저것 챙겨주더라는 별 내용은 아니였는데 기분이 되게 좋았다.

보통은 술 많이 먹은 다음날은 기분이 ㅈ 같을때가 많은데 어쩐지 아침에 일어났는데 말짱한 느낌 ㅎ 신기했다 다만 막걸리 덕분에 머리가 아팠음ㅠ 그저 오늘은 집에나 빨리 갔으면싶다.

집에가서 센베를 잔뜩 먹고 코타츠에 들어가서 맨둥맨둥한 남편의 등을 긁어주며 누워있고 싶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휴일의 풍경. 세상에서 금요일 저녁이 제일 좋음 진짜 좋음

주말의 동선을 짜야하는데 어렵다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놀수있을까 하는 고민

 

 

3.

단어들이 넘치고 넘쳐서 결국은 찰방한 사기그릇의 볼룩한 뺨을 타고 흘러가버리더라는 이를 어찌하면 좋을까나 너무 쓰고 싶다 쓰고 싶어 안달날 지경인데 나의 옴라이트를 열면 뭔가 손바닥만 보고 끝나는 일이 많아서 난해하다. 드글드글 열이 끓어오르는 손끝을 짓이기며 버티는 이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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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다 옷을 하나도 벗지 않았고 손가락조차 만지지 않았다. 각자 팔을 베고 마주 누워 서로를 응시했다. 어둠 속에서 그저 바라만 봤다. 밤새도록 보던 중에 잠깐씩 졸기도 했다. 번갈아 졸다가 눈을 뜨면 예쁜 눈동자가 기다리고 있었다. 좋은 새벽이었다. 시계를 보지 않고 나눈 대화들마저 모두 좋았던, 그런 새벽.
 

샤워를 하는 동안 아침을 준비했다. 마지막 식사라고 해서 특별할 것은 없었다. 서너 개의 반찬과 맑은 국, 갓 지은 밥. 대체로 평소처럼 밥을 먹었다. 내내 말이 없었고 밥 한 공기를 비우는 데 이상할 만큼 오랜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천천히 밥을 먹고 천천히 설거지를 했다. 마지막 컵을 헹구고 고무장갑을 벗으려던 때 긴 팔이 허리를 감았다. 뒤에서 끌어안은 C가 뒷덜미에 입술을 댔다.  한참 동안 그렇게 있었다. 언 땅을 녹이며 씨앗을 심듯이. 입술이 닿은 살갗 아래로 몇 가지 소원을 묻어놓는 것처럼.

골목 어귀를 나서며 단 한 번 뒤를 돌아보았다. 캐리어를 끌던 걸음을 멈췄다. 목을 꺾어 올려다본 눈이 마주쳤다. 발코니 난간에 기대어 지켜보던 S가 손을 흔들었다. 고개를 끄덕였다. 다시 멀어지는 뒷모습을 끝까지 들여다봤다. 눈으로 사진을 찍는 마음이었다. 그는 예감했다. 긴 세월을 들여 이룩한 이 순간이, 여생의 후회이자 긍지가 되리라.

 

2.

아이들은 계단을 내려가는 법보다 오르는 법을 먼저 배운대. 내려가는 일이 올라가는 것보다 어렵다는 거야. 어렵게 사는 것보다 쉽게 사는 게 더 어려워. 나는 그동안 불안과 외로움에 대해서는 실컷 배웠지. 두려움과 슬픔, 분노와 절망, 죄책감과 수치심도 설명할 수 있어. 어쩌면 계단을 오르는 법이란 그런 것들이고, 이제는 다른 걸 배울 차례가 된 걸까. 이를테면 평화 같은 것.

난 평화가 정확히 뭔지는 잘 몰라. 평화와 가장 비슷하게 생긴 사람은 알고 있지. 그러니까 너는 내게 평화의 교과서 같은 사람. 너를 닮고 싶다는 생각을 자주 해. 생각을 자주 하면 행동이 돼. 안 하던 짓을 하고 살게 된 내가 마음에 들어. 네 덕분이야.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해. 내 인생에 들렀다가 가주어서.

한마디로 나는 지금, 이제는 정말로 헤어질 시간이라고 말하고 있는 거야.

그러니 이제는 안녕.
안녕 나의 평화.
안녕.

 

 

 

다섯번을 봤는데도 다섯번 같은 구절에서 또 멈추게 되는. 아 정말 좋다. 너무너무 좋아서 서랍에 계속 넣어두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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