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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2017.01.30 00:52 read.29





멘탈은 깨지기 쉽지만 그만큼 또 붙이기도 어렵지 않다. 상처 받았다는 단어를 휘핑크림 저어대듯 반복해봤자 생채기는 멀쩡하게 아물지 못한다. 나를 위해 해줄수 있는게 과연 어떤것일까를 계속 고민해 보았다. 누군가가 나에게 말하여 주지 않는것들을 내 스스로가 나에게 선사해 주는것 밖에는 방법이 없으니, 내가 좀 더 나를 아껴줄수 있는 쪽으로 달래본다. 어차피 칼로 손을 그을수 없는 유약한 종자로 태어났다면 '어차피' 소모하는 틈바구니에서 나를 덜 고통스럽게 만드는 길을 찾아야 한다. 그래 그것밖에 없으니 버티어 본다. 그게 서른 여섯의 하루를 지나는 내게 건네는 징검다리 하나이다. 퍼킹 벌스데이는 그냥 지나간 하루에 불과하니까 잊어버리자. 너는 정말 귀한 사람이다. 네가 태어난 하루를 가장 최고로 만들어 주고 싶었는데 정말 이렇게 되어버려서 미안하다. 내년은 덜 고통스러워 지기를. 나는 앞으로도 정말 열심히 버틸것이다. 물론 목을 메달고 싶은 순간이나, 허공을 뜀질하여 모든것을 벗어던지고 싶은 시간은 줄곧 나를 찾아올테지, 나의 할머니가 그 고통을 감내하듯 나 또한 고스란히 충동과 정신병의 사이를 위태하게 오갈것이다. 그래도 어느 순간에는, 내가 정말 살아있음을 감사하고 감사할수 있게 되기를. 끊임없이 몰아치는 학대의 매를 벗어던지고 나 스스로를 마주하면서 너의 성실함과 미련함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위로할수 있게 되기를. 그만큼 강한 어른이 될수 있기를. 모든 포기의 단어를 써내려 가는 이 순간에도 사실 나는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는 강렬한 충동을 인지하기를. 너는 정말 귀한 사람이다. 죽어가는 나의 영혼에 담요를 덮어주면서 두 팔 벌려 맘껏 안아준다. 나는 정말 귀한 사람이다.


p.
누군가가 생일선물을 물어보면서, 단서 조항에 '정말 네가 원하는것. 너만을 위해 쓸수 있는것' 이라는것을 달아주었다. 그래서 고민을 하는데 정말 막상 생각을 해보니 도대체 내가 갖고 싶어한게 뭐였을까 궁금해진다. 카메라도 아니고, 렌즈도 아니고, 옷도 아니고, 씨디도 아니고, 가방도 아니고, 신발도 아니고. (제작년엔 디퓨저같은것을 선물로 달라고 했던 멍청이...ㅎ) 누군가들에게 필요한것들을 열심히 구상할땐 마구 떠올랐는데 막상 내 차례가 되고 보니 백지 위에 고민의 펜촉만 까끌하게 왔다갔다 할뿐 마땅하게 남아지는게 없다. 진짜 천천히 곰곰히 생각해봐야지. 이번엔 진짜 내가 갖고 싶은것을 가질거야. 무의미한 물욕같은거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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