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707

아이 2017.07.07 16:39 read.20




1.
막내가 애기 엄마가 된다는 이야기는 신기한 일이다. 기쁜 소식이였는데 지난주 금요일부터 헬게가 너무 치솟던 월요일에 들어버린터라 축하도 맘껏 못해주고 우야무야 그냥 넘어가버림. 금요일 2시간 남은 이 시점에야 겨우 생각할 틈이 나서.

좋은 생명으로 태어나길 혈액의 30% 정도가 쉐어될 예비이모가 건네는 기도. 몸건강 마음건강 튼튼하게. 앞으로 애정을 쏟아부어줄 부대가 한트럭(ㅋ)은 대기하고 있는 애긔님. 매일매일 휴직하고 싶어 노래를 부른다고 애기 태명을 휴직이로 불러대는 몽매한 이 철딱서니를 차마 사돈에겐 말씀드리진 못하였지만 (..) 애기가 애기를 생산하는 인터레스팅한 시츄에이션. 너무 애기처럼 보듬고 키우다 보니 세월이 어느덧 이만큼 흘러버렸다는걸 깨닫지 못하였나보다. 건강했으면 좋겠다. 슬프고 어려운것들은 품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부분이 충분히 고통스럽다는것을 이 혈육들이 많이 깨닫고 살기때문에. 부디 새로운 생명은 그런 어려움에 마음 저미는 일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정말 크게 크게 기도하고 싶다.

나는 아직 결단력이 부족해서. 한켠으로는 정말 너무너무 애기님을 만나고 싶은 생각이 들지만 한켠으로는 불안정한 심리상태가 애기님에게 큰 해가 되진 않을까 두려워서 이런 바램을 감히 꾸는것 자체가 미령의 존재에게 더 많은 고통을 주는것이 아닐까 걱정되어서 단념하고 매번의 사이클이 반복되지만 언젠가는 꼭 나의 애기님을 만나뵙게 되기를 바란다. 지난번에는 꿈에 애기님이 나와서 나의 품 안에 가득 들어와서 부비는데 꿈 같이 않은 그 살캉한 냄새가 너무 좋아서 깨고 나서도 한참 마음이 꿈찔거렸다. 가끔 우리 조카님(벙긋벙긋 뜀질 놀다가 다친 우리 조카님의 쾌유를ㅠㅠ 아고 부쌍한것ㅠㅠ) 의 몰랑말랑한 볼을 쓰다듬고 머리를 쓰다듬을때마다 나중에 만나게 될 미형성 생명체를 생각해본다. 언젠가는 만나게 될 날이 오게되면 진짜 내가 건강한 마음으로 단단하게 뿌리를 내려놓고, 불안해 하지 않으며 지키게 되기를. 진짜 그 생각을 하면서 더 마음을 단단하게 다듬어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2.
그러니까 이런 생각을 하게되면 다 포기하자 라는 거죽을 집어던지고 주섬주섬 기운을 자루안에 담을수가 있게되는것이다. 여하튼. 나 진짜 열심히 정말 열심히 버티고 살고있는데 (물론 하늘에 계신 분께서는 미흡하다고 느끼실지 모르겠지만) 진짜로 좋은 일만 생겼으면 좋겠다. 정말 내가 탈출할수 있는 결단력을 갖게 되었으면 좋겠다. 한시간 동안 ㅈㄹ 같은 전화가 안왔으면 좋겠다. 지난주 금요일처럼 퇴근하기 10분전에 전화와서 쉰서류 주면서 들들 볶는 진상들은 안왔으면 좋겠다. 진짜 진짜 이번 주말은 즐거운것만 하구 싶어.


3.


심기일전하는 우리 친구들 ㅠㅠ 이번엔 잘 되서 살림살이 좀 나아지시길 바라는.
개취로 outro는 정말 아름다움 ㅠㅠ 아 신승희 작곡천재 ㅠㅠㅠㅠ 오빠최고여
오래간만에 씨디질을 하는 보람을 느끼게 해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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