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질

아이 2004.04.27 00:57 read.47






그래 그대의 이야기 처럼 나 여전히 '어쩔수 없는 꼬맹이'니까 (웃음) 아직도 콘트롤 하는거 '어려워' 너무 어려워서 아직까지도 끙끙 앓고 있잖아. 곱살스레 뛰어다니다가 흙 바닥에 넘어져 버린 애처럼.






지치고 피곤한 '것'에 둘러쌓여 침침한 두 눈두덩이 뻑뻑하게 비비며 사는것도 사실 버티기 힘든거야. 나 그래 하루에도 수십번씩 머릿속을 둥둥거리며 간극을 맴돌고 있는 무거운 '상념'의 녀석들이 느껴져. 여전히 사회화어른발달상황에서 '저급한 수준'을 모면하지 못하는 이녀석은 조금만 생채기 나고 조금만 쓰라려도 얼른 '도망가고 싶다'라는 거뭇거뭇한 생각이 들썩이지. 안되는건 나도 '알고있어' (웃음) 그러니까 '버티고'있는거잖아. 벙긋벙긋 걸어다니면서 뻥끗벙끗 '말'하면서 잘 '버티고'있잖아. 그러니까 이정도의 상태 유지에도 너무 뭉툭스럽다 욕하지는 말아줘 (웃음)



그 예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도망가고 싶다'라는 기분은 불쑥불쑥 나를 찾아와. 깡마른 손가락으로 토옥-토옥 내 어릿한 어깨죽지를 건들이며 부르고 있지. '뒤를 돌아봐'라고 이야기 하는 그 향내나는 속삭임을 견디기 힘들어. 나 - 그래, 그런거야. 나 사실은 여전히 온난한 기류속에 한쪽 뿌리를 얼기설기 담가놓으며 새하얗고 반질거리는 '사육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지나치게 '의지박약'적인 메마른 '풀'인걸.




'내 의지'로 달려 나가고 싶은 욕심은 저 먼 오래전부터, 그 깊은 감정의 흐름에서 부터 나를 지배해 오고 나를 안주시키지 않으려 꾸무적꾸무적 몰아치고 있지만 결국에는 반쪽자리 '자유로움'의 추구는 '앉은 뱅이'인 나를 갉아먹고 부패시키고 다시 움츠려 들게 만들어. 진정으로 '달아나고 싶다'는 기분은 온갖 생채기로 너덜너덜해져버린곳에 더이상은 벌건 핀셋으로 난도질 치고 싶지 않다는 '움츠려버린' 두려움.






여전히 '의지박약적'인 상태에서 고운 '체온'을 기억하기만 하는 무능한 생명체에게 벌겋게 달아오른 꼬챙이에 매달린 끔찍한 '촉수'를 선물해주고 싶다.









강해져라 강해져라 강해져야만해
강해져라 강해져라 강해져야만해

쉴세없이 뇌까리고 되뇌이는 주문.






나 정말 어른 될수 있는걸까.



나 사실 어른같은거 되고싶지도 않은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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